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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지진 “사망 추정 4만명…절반이 어린이”

등록 2005-10-10 19:31수정 2005-10-11 02:15

땡볕에 썩은 주검들 방치…건물 더미속 생존 가능성 줄어
파키스탄 지진 대재난의 피해 규모가 시간이 흐를수록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10일 확인된 사망자만 3만800명(<시엔엔(CNN)> 인터넷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고, 구조기관은 이재민이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피해가 가장 심한 카슈미르 지역의 일부 정치인들은 “사망자 수가 최대 4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행정수도인 무자파라바드에서도 사망자가 1만1천명에 이른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샤우카트 술탄 군 대변인은 “최대 피해자는 어린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어린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구조팀의 규모와 장비를 대폭 확대하고 있으나 산사태로 도로 곳곳이 끊기거나 도로 자체가 아예 없어진 곳이 많아 구조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개 재해 발생 후 72시간을 구명작업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 잔해더미 속에 있는 숱한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또 4만명이 훨씬 넘는 부상자가 한꺼번에 병원으로 몰려들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도시=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10일 이번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도시 무자파라바드 르포 기사를 통해 “주검은 묻을 여유가 없어 땡볕 아래 방치된 채 부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식수와 전기 공급마저 끊겨 살아남은 사람들은 산에서 나는 과일과 물로 연명하고 있다고 <에이피통신>은 전했다. 이 지역에서 활동중인 터키의 인명구조팀원인 오즈구르 보졸루는 “이 지역의 80%가 완전 파괴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수천명의 주민들이 붕괴될 위험이 있는 집을 떠나 차가운 가을날씨 속에 몸을 떨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자파라바드에서는 인명피해를 보지 않은 집이 단 한곳도 없다고 군 대변인은 말했다. 또 주민들이 상점에서 물건을 약탈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파키스탄 구조당국의 손길이 무자파라바드까지 닿지 못해 성난 주민들은 길거리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 생존자인 파이즈 반가사는 구조팀을 향해 “동생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채 살아 있지만 꺼내주지 않으면 곧 죽게 될 것”이라며 절망적인 목소리로 애원했지만 구조팀으로부터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 구조팀이 겨우 6명밖에 안돼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학교 2곳이 무너진 파키스탄 발라코트에서는 학생 850명 정도의 행방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어 넋이 나간 부모들은 자녀들을 찾기 위해 맨손, 괭이, 삽으로 무너진 학교 건물의 잔해더미를 파헤치며 절규하고 있다.

온정의 손길 봇물=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5000만달러의 긴급 지원금액을 책정한 것은 물론 전쟁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구조용 헬기 8대를 빼내 파키스탄에 보냈다. 부시 행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고 나선 것은 9·11 사태 이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적극적으로 미국 편에 서온 우방에 대한 ‘성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적십자사는 긴급 지원이 필요한 12만명 이상의 사람에게 음식과 쉼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도 2천만달러 제공 의사를 밝혔으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의약품과 식료품 등 3600만달러어치의 구조품을 현지로 보냈다고 밝혔다. 유엔도 긴급구조팀 8명을 현지에 파견해 세계 각국과 구조활동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일본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터키 등도 구조팀을 파견했다.

영국에 사는 160만명의 무슬림들도 파키스탄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슬람사원에는 일요일인 9일 하루에만 약 300만파운드의 성금이 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형 기자, 외신종합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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