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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남중국해서 한반도까지…‘미-중 갈등’ 최악 국면으로

등록 2016-02-18 19:13수정 2016-02-19 09:22

격화하는 미-중의 동아시아 대결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동북아·남중국해 대결 연동 조짐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동아시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협의에 이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미사일 배치로 양국은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 이후 최악의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재점화된 한반도 긴장이 남중국해 위기와 연동되는 미-중의 ‘그레이트 게임’(강대국 간 패권 다툼)의 한 축이 되는 양상이다.

중국 외교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힌 17일, 미국 <폭스 뉴스>는 중국이 동남아 국가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의 우디섬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즉각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미사일 배치 확인은 시기상으로 공교롭다.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 시작 시점, 이날 미국에서 폐막된 미-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와 겹쳤다. 오바마 대통령도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군사시설화 문제를 지적했다.

미, 한반도 사드배치 논의 때맞춰
중, 남중국해 미사일 배치 확인
천안문사태 이후 양국관계 ‘최악’

미-중, 남중국해 제해권 갈등 속
북핵·사드 등 동북아 긴장 맞물려
군비 경쟁·군사력 대결 촉발 우려

중국 국방부는 “이 해역 섬에서의 방위시설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으로 중국 위협론을 들먹이려는 조작해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지정학 전문 사이트 <스트랫포>는 미사일이 배치된 파라셀군도의 우디섬은 비록 베트남 등과 영유권 분쟁이 있지만,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군도(난사군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우디섬은 중국이 인공구조물을 지어서 인위적으로 영유권을 구축하는 스프래틀리군도의 암초나 환초와 달리 중국이 1956년부터 실효적 지배를 하던 자연 ‘섬’이다. 이미 활주로와 항만뿐만 아니라 군사시설이 설치됐고, 1985년부터 소규모 부대도 주둔하고 있다. <스트랫포>는 파라셀군도 방어는 병참 측면에서 극히 어렵다며, 우디섬의 지대공 미사일은 재래전에서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이 시설을 공교롭게도 지난주 설치했다. 최근의 동아시아 정세에 대응하는 성격이 분명하다. 케네스 리버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 타임스>에 “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문제는 ‘항해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는 선박의 레이더를 중국이 조준하는 상황을 우리가 지켜볼 것인가이다”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1년 ‘아시아 회귀’ 정책을 공식화한 이후 남중국해는 미-중 간 갈등과 대결의 주무대였다. 미국이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에 동남아 국가들의 편을 들자, 중국은 석유시추시설 및 인공구조물 건립으로 영유권 구축을 시도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곳에 전함을 파견해 항해하는 ‘항해 자유 작전’을 펼치며 대응했다.

중국은 자신들 물동량의 80%가 지나는 남중국해의 바닷길을 보호해야 하는 사활적 안보 이해,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장악할 경우 태평양 전역의 제해권까지 잠식된다는 입장에서 서로 맞서고 있다.

동아시아의 미-중 대결에서 동북아는 그동안 남중국해에 비해 분쟁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일본과 한국 등 막강한 미국의 동맹국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사드 배치로 동북아의 긴장은 남중국해 위기와 연동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비 증강은 오래전부터 동북아의 일본, 한국의 군사력을 동아시아 전체 방위에 개입시키려는 미국의 포석을 더욱 재촉할 것이 분명하다. 사드 배치로 한·미·일 3국의 군사력을 유기체화하려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한반도의 긴장이 미-중 대결의 부속품이 되면서 한반도가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관련영상] ‘박근혜발 북풍’, 대통령의 무지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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