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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킬링필드’ 에서 ‘그린필드’ 로…

등록 2005-10-23 17:25수정 2005-10-23 17:25

아시아 아시아인
캄보디아가 ‘유기농 입국’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는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의류산업이 중국과 인도의 부상으로 한계에 부닥치자, 캄보디아 정부가 국민의 90%가 종사하는 농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한때 ‘킬링 필드’로 불렸던 농촌이 ‘그린 필드’로 변신하고 있는 셈이다.

수도 프놈펜에서 앙코르 와트로 유명한 시엠립으로 가다 보면 도로 양쪽에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캄보디아 최초로 독일 정부의 인증을 받은 유기농 쌀이 재배되고 있다. 이곳 농부들은 쇠똥과 개미집, 옥수수를 섞어 만든 퇴비로 벼를 재배한다.

캄보디아 유기농업으로 활로 찾는중
내수시장 부족과 국제 인식이 걸림돌

속 시파나 전 무역부 장관은 “유기농업이야말로 캄보디아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환경을 중시하는 세계적인 흐름이 캄보디아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차 유럽과 미국의 슈퍼마켓에 캄보디아산 옷 대신 쌀이 진열될 것이라고 호언한다.

캄보디아의 쌀은 한때 동남아시아에서 최고로 쳤다. 그러나 30여년에 걸친 내전을 치르는 동안 농업기반이 무너지면서 예전의 명성을 상실했다. 농부들은 베트남과 타이에서 밀려들어온 각종 살충제와 농약에 의존해 생산력을 유지했다. 농약을 사기 위해 빚을 내는 농부들이 속출했고, 선진국에선 금지한 맹독성 살충제도 버젓이 유통됐다.

잉 므엉은 3년 전부터 유기농법으로 채소와 과일을 생산한다. 주변 사람들은 처음엔 그에게 “미쳤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캄보디아 농업개발센터의 도움을 받아가며 꾸준히 유기농법을 실천했다. 지금 그는 이웃들보다 많은 수익을 올린다. 그는 “많은 이들이 내 뒤를 따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유기농업의 장래가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유기농산물을 수출하려면 국제적인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더욱이 캄보디아엔 아직 제대로 된 유기농산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프놈펜의 고급 호텔인 ‘럭셔리 캄보디아나’의 지배인인 로버트 마우어 뢰플러는 “캄보디아에선 신뢰할 만한 유기농산물을 찾기 힘들다”며 “유럽에서 채소와 과일을 수입한다”고 말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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