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필진]인도 경찰, 민중을 때리는 지팡이?

등록 2005-11-29 15:36수정 2005-11-29 15:36

그제께 오후 야채를 사러 시장에 갔다. 야채 가게 옆에서 젊은 경찰이 한 노인에게 위압적인 태도로 뭔가 말하고 있는 것을 보고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 나라 경찰은 항상 이런 식이다.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일반인들보다 더 잔인하게 나오는 것이 경찰! 그러던 그 경찰이 야채가게에 오더니 '강낭콩 1kg!' 하고 내뱉고는 다시 그 할아버지를 쥐잡듯이 잡기 시작했다. 잠시후 다가온 경찰, 낚아채듯이 강남콩을 받고는 유유히 사라져간다. 이어진 야채가게 아저씨와 나의 대화..

나: 아저씨. 저 경찰 돈 안내요?
아저씨: 안내요. 돈달라고 했다가는....(자기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는 시늉)! 경찰들은....... 절대 돈 안내요...

커헙... 투캅스에서는 적어도 '이거 얼마냐..'하는 말이라도 했다. 비록 돈을 내려는 의지는 없었을지라도.. 여기서는 그런 의례적 대화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강남콩을 들고 사라지던 그 경찰...그리고 다시 떠오르는 기억. 몇년 전 인도 친구가 길가다가 본 풍경. 어떤 자가용이 노란 신호가 막 끝나는데도 그냥 건너가려다 다른 차선의 차량들 때문에 끽~ 하고 멈춰섰다. 그 뒤를 바짝 따라오던 경찰차도 덩달아 멈춰서야했고..

앞차에서 당황한 듯한 젊은 운전자가 내렸고 씩씩대며 다가온 뒷차의 운전자인 경찰은 "Sorry, Sir.."를 연발하는 그 젊은이의 뺨을 몇대나 올려붙였다! 아니 노란불에 그렇게 바짝 뒤따라붙은 자기잘못은 생각안하고... 그리고 어쨌든 경찰이 시민을 폭행한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납득할 수 없었던 나는 친구에게 흥분해서 말했다.

나: 봤니? 봤어? 저 경찰 지금 사람 때렸쟎아! 어떻게 경찰이 시민을 때려?
인도친구: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저런 젊은애들 음악이나 크게 틀어놓고 운전도 난폭하게 하잖아. 잘됐다. 잘한 거야!


시민을 때리는 경찰도 충격이지만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이는 친구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 경찰의 폭행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더 무서운 것은 경찰의 폭행보다 공권력의 폭행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 시민들의 의식이 아닌지... 인도 경찰은 과연 민중을 '때리는' 지팡이란 말인가!!!! 하긴, 자가용을 끌고 가는 사람이 길을 막는다고 사이클 릭샤 운전사를 그냥 때리는 광경도 흔히 볼 수 있을 지경이니 누구부터, 무엇부터 탓을 해야 할지...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