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무대로 확정된 싱가포르 정부가 기대와 환영의 뜻을 밝히며 회담 성공을 기원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발표에 단 답글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만남은 평화의 길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리 총리는 지난해 10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핵무장은 역내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강력히 반대한다”며 “(북핵 문제에) 빠르고 쉬운 해법은 없다. 압박은 필수적이지만 대화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기조가 회담 장소를 싱가포르로 확정짓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외교부도 성명을 내어 “싱가포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전망을 증진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국가 브랜드’ 제고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는 66년 만에 처음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 사이의 양안 정상회담을 유치한 데 이어, 다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당시 시 주석과 마 총통은 아침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 오후 3시에 샹그릴라 호텔 회담장에서 70여초간 진하게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리 총리는 자국을 방문한 중국·대만 지도자와도 별도의 회담을 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만날 가능성이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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