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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일본 압력에…필리핀 ‘평화의 소녀상’ 설치 이틀 만에 철거

등록 2019-01-04 16:35수정 2019-01-04 20:57

산페드로시, 일 항의성명 나오자 바로 철거
정의기억재단 “역사 부정할수록
전쟁범죄국 본질 입증하게 될 것”
지난해 12월28일 필리핀 산페드로시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모습. 일본의 항의가 이어지자, 현지 당국은 이 상을 설치 이틀 만에 철거했다. 정의기억재단 제공
지난해 12월28일 필리핀 산페드로시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모습. 일본의 항의가 이어지자, 현지 당국은 이 상을 설치 이틀 만에 철거했다. 정의기억재단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려고 필리핀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 이틀 만에 전격 철거됐다.

4일 필리핀에서 발행되는 일본어 일간지 <마닐라신문>과 정의기억연대의 성명을 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 남쪽에 있는 산페드로시는 지난해 12월28일 시내 ‘여성의 집’에 설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불과 이틀 만인 30일 전격 철거했다. 이 상은 일본이 문제삼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같은 작품이다.

산페드로시가 이 상을 세운 것은 자매도시인 충북 제천시와의 우정 때문이었다. 로우데스 카타퀴즈 시장이 2017년 9월 제천을 방문했을 때 소녀상 설치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고, 여기에 제천 시민들이 뜻을 모았다. 그러나 주필리핀 일본대사관이 “이번 경우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에 위안부 조각상을 세우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고 외교적 압력을 가하자 이틀 만에 철거 결정을 내렸다.

카타퀴즈 시장은 “평화와 여권 신장을 기원하고 한국과 필리핀 국민의 우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한국인들이 소녀(상) 옆에 필리핀 여성상을 두지 않아 원래 개념이 곡해됐다”고 철거 이유를 밝혔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누가 소녀상을 철거했는지 모른다. 지방자치단체가 정부 정책에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넬로 대변인은 앞서 내놓은 성명에서는 “소녀상은 민간이 사유지에 건립한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일종의 표현의 자유로, 정부가 타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거나 억제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필리핀에선 지난해 4월 마닐라시가 관광 명소인 마닐라만 산책로에 설치된 위안부 추모 동상을 한밤중에 기습 철거한 바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성명을 내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라는 전쟁범죄 가해 사실을 줄곧 부정하며 합당한 반성과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는커녕 재정 지원을 수단으로 피해국 정부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녀상을 철거하고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파렴치한 전쟁 범죄국의 본질을 만천하에 입증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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