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장관급 회의 기간에 불평등 무역협정에 반대하는 한국 농민 원정시위대가 15일 ‘삼보일배’ 시위를 벌여 홍콩 시민들을 감동시켰다고 홍콩 언론들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이날 “비록 도시 교통이 막히고 상인들은 장사가 안 돼 손해를 봤지만 한국 농민 시위자들의 단결정신은 홍콩인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며 “시민들은 한국 시위대에 최루탄 방지용 안대와 과자를 전달하기도 했고 지지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명보>의 자체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한국 시위자들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동방일보>도 이날 “이틀 동안 잇따라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한국 농민 시위대들이 삼보일배의 ‘연공’ 전략으로 전환해 홍콩인들을 감동시켰다”고 전했다. 삼보일배에는 세살배기 아이를 업은 여성도 동참해 감동을 자아냈으며, 삼보일배 시위에 동참하는 홍콩 시민도 눈에 띄었다고 보도는 전했다.
한국 농민 시위대는 15일 오후 2시30분 빅토리아공원을 출발해 걸어서 30분 거리인 완쯔 시위구까지 3시간 걸려 5시30분에 도착했으며, 7시까지 촛불시위를 벌인 뒤 경찰과 충돌 없이 해산했다.
장리샤 홍콩 직공동맹(노동조합연맹) 부주석은 이날 “최근 며칠 동안 시민들은 전화를 걸어와 한국 시위자의 행동에 찬성과 지지를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한농련의 대변인은 이날 집회 때 홍콩 시민이 보내준 지지와 홍콩 경찰의 ‘신사적인 진압’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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