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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유전무죄’ 논란 레드불 손자 결국 면죄부

등록 2020-07-24 17:35수정 2020-07-24 20:08

타이 경찰 모든 혐의 기소 않기로
8년 전 뺑소니 사고 뒤 아무런 처벌 안 받아
‘레드불’ 창업주 손자인 워라윳 유위타야의 2017년 당시의 모습. AP 연합뉴스
‘레드불’ 창업주 손자인 워라윳 유위타야의 2017년 당시의 모습. AP 연합뉴스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경찰관을 숨지게 한 ‘레드불’ 창업주 손자가 결국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게 됐다.

타이 경찰은 24일(현지시각)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창업주 손자인 워라윳 유위타야에 대해 적용됐던 모든 혐의에 대해서 기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영자지 <방콕 포스트>가 전했다.

타이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지난달 워라윳을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했고 경찰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외에 도주했던 그를 체포하기 위해서 내렸던 국제수배령도 해제한다고 밝혔다. 타이 경찰은 “불기소 결정은 검찰이 내린 것으로 경찰은 관여할 수 없다”며, 따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에이피>(AP) 통신은 방콕 통로 경찰서 쪽 전언을 통해 “검찰이 (피해자) 가족이 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경찰은 통로 경찰서 소속이었다.

워라윳은 27살 때였던 2012년 9월3일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 승용차를 과속으로 몰고 가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했다. 그는 경찰관과 오토바이를 200m쯤 차로 끌고 가다가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도주했다. 워라윳은 사고 뒤 체포됐다가 보석금 50만밧(약 1890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사고 발생 뒤 측정된 워라윳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법적 운전 허용치를 초과했다. 경찰은 사고 뒤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워라윳은 사고를 일으킨 뒤 5년 동안 사업 등을 구실로 검찰 출석 요구에 줄곧 불응했다. 2017년 검찰이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체포하려고 하자 개인 제트비행기를 타고 국외로 도주했다. 그의 친척과 지인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그는 사고를 일으킨 뒤에도 영국 런던과 타이 방콕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워라윳의 할아버지인 찰리아우 유위타야는 1984년 오스트리아 사업가와 레드불을 공동 설립했다. 2012년 숨지면서 220억 달러(26조4500억원)의 재산과 레드불 지분 50% 이상을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아우는 타이의 3번째 갑부였다.

워라윳 사건은 타이판 ‘유전무죄’ 사건으로 공분을 샀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과속, 뺑소니, 과실치사 세 가지였다. 그가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동안 과속과 뺑소니는 시효 만료로 혐의를 적용할 수 없게 됐다. 마지막으로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였는데, 이번에 이마저도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게 됐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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