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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민족갈등’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평화협정 합의

등록 2020-11-10 20:34수정 2020-11-10 20:51

아제르바이잔 완승에 가까워
10일부터 휴전
러시아 5년간 평화유지군 파견
아르메니아계가 지배하는 아제르바이잔 내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의 차량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라고 아르메니아 국방부가 지난 9월27일(현지시각) 공개한 동영상 중 일부. 나고르노카라바흐/AFP 연합뉴스
아르메니아계가 지배하는 아제르바이잔 내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의 차량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라고 아르메니아 국방부가 지난 9월27일(현지시각) 공개한 동영상 중 일부. 나고르노카라바흐/AFP 연합뉴스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교전해온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의 중재로 평화 협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아제르바이잔의 ‘완승’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은 9일(현지시각)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에서 전투와 모든 군사 활동의 완전한 중단을 규정한 공동서명에 서명했다. 양쪽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부터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다.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그담 지역과 아제르바이잔 가자흐 지역의 점령지를 오는 20일까지 아제르바이잔에 반환하기로 했다. 또 켈바자르와 라친 지역을 각각 이달 15일과 12월 1일까지 아제르바이잔에 반환해야 한다. 이로써 아제르바이잔은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아르차흐 공화국)의 수도인 스테파나케르트를 제외한 주요 지역 대부분을 수복했다. 러시아는 양측의 충돌 방지를 위해 아르메니아 군의 철수와 함께 향후 5년간 평화유지군을 배치하기로 했다.

뿌리가 깊은 두 민족 간 갈등은 옛소련 체제 아래서는 비교적 잠잠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소련을 구성하는 여러 공화국 중 아제르바이잔공화국 소속이되 아르메니아계가 자치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소련 붕괴 직전인 1988년 2월 중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아르메니아공화국 소속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인민대의원들이 아르메니아와 통일을 결의했다.

소련 정부는 이 요구를 거부하며 그해 11월 자치권을 박탈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소련에서 독립한 1991년 말 이 지역의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르메니아와의 통일을 선언했고, 이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을 촉발했다. 1994년 5월까지 이어진 전쟁 끝에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아르메니아계가 지배하는 걸 주요 내용으로 한 휴전협정이 맺어졌다. 2017년 아르차흐공화국으로 이름을 바꾼 분리주의 세력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세계에서 아르메니아뿐이다.

김소연 신기섭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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