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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44조 세계 최대 ‘왕실 자산국’ 조준…타이 시위 또 열린다

등록 2020-11-19 16:16수정 2020-11-19 16:50

시민단체 제안 개헌안 부결에 항의
쁘라윳 총리 “모든 법 사용해 대응”
타이 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18일 방콕 경찰청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타이 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18일 방콕 경찰청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시민사회가 제안한 헌법 개정안을 타이 의회가 거부하자,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왕실자산국 앞 시위를 예고했다.

타이 신문 <네이션>은 타이 시위대가 오는 25일 대규모 시위를 방콕 왕실자산국 앞에서 열 예정이라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왕실자산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400억달러(44조600억원) 이상에 달하는 타이 왕실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타이에서 군주제 비판은 금기에 속하며, 왕실모독죄로 최고 15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앞서 18일 타이 의회는 7개 개헌안에 관해 토론한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을 했다. 시민단체인 ‘아이로’(iLaw)가 시민 10만여명 서명을 받아 제출한 개헌안은 거부됐다. 아이로 개헌안에는 ‘군부가 일부 상원의원을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폐지하고 ‘국민이 모든 상원의원을 직접 선출하자’는 내용을 뼈대로 하며, 군주제 개혁 제안도 담겼다. 이날 앞으로 논의를 이어갈 개헌안으로 통과된 안은 여당과 야당 제안 각각 1개씩이다. 두 안은 시기와 구성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구체적 개헌안을 만드는 위원회를 구성해 개헌을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군주제는 개헌에서 논외로 했다. 2만여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18일 방콕에서 의회 표결 결과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경찰청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기도 했다.

타이 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18일 방콕 시위에 물놀이용 오리 모양 튜브를 들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타이 민주화 요구 시위대가 18일 방콕 시위에 물놀이용 오리 모양 튜브를 들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타이 시위대는 경찰이 물대포를 뿌리자 최근 물놀이용 오리 모양 튜브인 ‘리버덕’을 들고나오고 있다. 리버덕을 방패 삼아 물대포를 막고 있으며, 타이 시위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버덕 색깔인 노란색은 타이에서 왕실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한편,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시위를 강경 진압할 수 있다는 뜻을 19일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이날 “상황이 악화돼 더 큰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시정되지 않으면 국가와 경애하는 군주제가 손상될 수 있다”며 “정부는 대응을 강화하고 모든 법을 사용해 법을 어기는 시위대에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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