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야간에 택시를 몰던 운전사가 승객들에게 차량과 함께 목숨까지 빼앗기는 사건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31일 유버트 호르모지라는 50대 택시 운전사가 이날 새벽 시드니 남서부 지역에서 그의 택시를 탔던 2~3명의 승객들에게 택시를 빼앗기고 얻어맞아 숨졌다면서 그는 빼앗긴 자신의 택시에 들이받히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호르모지는 머리 등에 심한 상처를 입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사람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지금까지 여러 번 무장 강도들에게 돈을 털린 경험이 있지만 병든 몸을 스스로 돌볼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계속 운전을 해왔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그가 소속돼 있는 택시회사의 엘리스 코바티 사장은 야간 근무를 하던 호르모지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동료들이 충격에 빠졌다면서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난폭한 승객들의 집중적인 공격 목표가 돼 왔다고 말했다. 코바티 사장은 "호르모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건강이 좋지 않은 데도 의지할 사람이 없어 운전대를 계속 잡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총을 든 강도들에게 돈을 털리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호르모지는 30일밤 야간 근무에 들어가 주로 시드니 남서부 지역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돌아다니다 참변을 당했다. 범인들이 빼앗아 타고 달아났던 택시는 다음날 다른 지역에서 발견됐다. 코바티 사장은 택시에는 손님과 운전석 사이에 보호막이 설치돼 있으나 승객들이 호르모지를 밖으로 끌어내 때리고 택시로 들이받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경비 카메라에 찍힌 사진들을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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