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전화 회담을 열어 북한 비핵화에 대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일본 외무성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지난 5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로 회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왕이 부장이 일본을 방문한 뒤 약 4개월 만의 회담이다. 중국은 지난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대면 회담을 했고, 이틀 만에 일본과도 대화에 나섰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월 취임한 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선 두 장관이 “협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은 “모테기 외무상이 중국 해경의 무기 사용을 가능하게 한 해경법 시행과 중국 당국 선박의 센카쿠 열도 영해 침입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밀착해 대중국 압박에 나선 일본을 겨냥해 공개 경고를 했다. 6일 관영 <신화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왕 부장은 “일본과 미국은 동맹관계지만 중국과 일본 역시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했으며, 일본은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중국은 일본이 독립적인 자주국가로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중국의 발전을 바라보기를 희망하며, 중국에 편견을 가진 일부 국가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어 “어떤 초강대국의 의지도 국제사회를 대표할 수 없으며, 해당 초강대국을 따르는 소수 국가가 다자주의 규칙을 독점할 권리도 없다”며 “다자주의를 빙자해 집단을 이루거나 강대국 간 대결에 열중하고, 심지어 허위 정보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불법 제재를 가한다면 세계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방식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