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이들의 주검을 장작더미를 이용해 태우고 있다. 인도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하루 감염자 수는 26일 35만명 이상이었고 27일에도 32만명이 넘었다. 뉴델리/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자가 급증한 인도에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인도의 국민에게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산소공급장치, 백신 관련 물품, 치료장비 등을 포함한 응급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모디 총리는 “미국의 지원과 협력 제안에 진심 어린 사의를 전달했다”고 인도 총리실이 밝혔다. 모디 총리는 또 “개발도상국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빨리 백신과 약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 협정 규정을 완화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인도는 27일에도 하루 신규 코로나19 감염자가 30만명이 넘었고 병상은 물론 응급환자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 공급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날 통화는 미국이 자국 이기주의에 빠져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하면서 사정이 어려운 다른 나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백악관은 이날 연방 당국 차원의 안전성 검사를 마치는 대로 6천만회 분량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기로 했다는 방침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인도에 지원 물품과 인력을 보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인도의 상황과 관련해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인도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2천명 이상의 직원을 재배치하고 휴대용 산소기계 수천대와 이동식 야전병원 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프랑스 등도 인도에 긴급 지원을 약속했고, 영국은 이날 인도에 산소 농축기와 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를 1차로 보냈다.
또 미국에선 상공회의소와 40여개 기업 대표 등 재계 인사들이 필수 의료장비 등의 지원에 나섰으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아이티(IT)산업에서 일하는 인도계 미국인 억만장자들도 기부 등을 통해 인도 지원에 힘을 보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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