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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소형차는 도심에 오지마”

등록 2006-02-05 19:20

중국 대도시에서는 대부분 삼륜차 같은 소형차량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도심 진입이 제한된다.
중국 대도시에서는 대부분 삼륜차 같은 소형차량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도심 진입이 제한된다.
[아시아아시아인] 중 지방정부 소형차 푸대접 심각…“업체 로비와 어긋난 경쟁심 탓”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회사원 친(32)은 얼마 전 준중형 승용차를 구입했다. 자신의 수입을 감안하면 아직은 소형차가 적당했다. 하지만 상하이 발전의 얼굴마담격인 푸동에 위치한 사무실 빌딩으로 출입하기 위해서는 소형차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빌딩 관리인들이 소형차 출입에 대해서는 까다롭게 굴기 때문이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광저우, 칭다오나 우한 등 중국 22개 성 84개 도시에서는 소형차의 도심 진출을 제한하는 등 소형차를 푸대접하고 있다. 택시의 경우 배기량이 1500㏄ 또는 1800㏄ 이상되는 차량에 한해서만 영업용 허가를 내준다. 시내영업용은 배기량이 2000㏄ 이상이라야 면허를 내준다.

이 때문에 중국의 소형차 전문 생산업체인 텐진 샤리자동차는 월 2만대 수준이었던 생산고가 지난해 7월 이후 1만5천대 이하로 뚝 떨어졌다. 샤리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우리 차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이다.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가정책을 등에 업은 대형차 생산업체들의 로비로 인해 중국시장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중국국가발전위원회 에너지연구소 소장은 최근 주간 <요망동방>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에너지 과다소비형 경제모델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세계경제 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안정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현재의 발전모델에 따라 미국과 대등한 경제총량에 이르게 될 때면, 중국은 전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사용하는 석탄의 124%, 철광석의 120%, 시멘트의 160%, 철강의 108%를 소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는 소형차 우대정책를 실시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배기량 기준으로 소비세를 설정해, 1000㏄ 이하 소형차는 세금을 면제해주고, 4000㏄ 이상 차량은 20~25%의 세금을 더 부과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이 보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소형차의 소유 및 운행을 제한하는 중국 대도시들의 행태를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소득 수준이 높거나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이들에게는 이런 움직임이 ‘강건너 불’이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돌아 온 한 교수는 “소형차 규제는 자신감의 결여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어리석은 발상에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하이/우수근 통신원 woosuke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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