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대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업체인 후야와 더우위의 회사 로고. 누리집 갈무리
지난해 말부터 거대 정보통신(IT) 기반 업체를 겨냥해 규제의 칼을 꺼내든 중국 당국이 인수·합병 쪽으로 공세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초대형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해 온 업계의 관행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지난 7일 중국 양대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업체인 더우위와 후야의 합병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관리총국 쪽은 합병 불허 이유로 “후야와 더우위의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70%가 넘는다”며 “두 업체의 합병을 허용하면, 텐센트 쪽이 게임 산업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병은 두 업체의 최대 주주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 기업인 텐센트(텅쉰)가 지난 몇 년 간 공들여 온 일이다. 실제 텐센트 쪽은 합병 신청 이전까지 후야 쪽 지분의 약 37%, 더우위 지분의 약 33%를 각각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야는 2018년 5월, 더우위는 2019년 7월 각각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바 있다.
업계에선 100억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로 추정된 두 업체의 합병 시도에 대해, “텐센트 쪽은 경쟁 업체인 아마존의 트위치를 압도하는 세계 최대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업체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 중국 인터넷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두 업체 합병 불허를 두고 “중국 규제당국이 반독점 문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신호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중국 정보통신 업계는 경쟁업체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중국 최대 배달 전문 업체인 메이투안과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 역시 지난 2015년 경쟁업체였던 뎬핑, 콰이디다처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독점적 지위에 올라선 바 있다.
신문은 업계 전문가의 말을 따 “중국 규제당국이 지도부로부터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하라’는 지침을 받았으며, 향후에도 반독점을 근거로 대형 인수·합병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는 거대 기업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관리총국은 지난 14일 인수·합병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디디추싱 등 거대 업체에 22건에 이르는 과징금(각 50만 위안)을 부과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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