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아프간 국경지역에서 열린 타지기스탄-러시아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연합 대테러훈련에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병사들이 행군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탈레반의 카불 입성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중국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국제사회를 겨냥해 연일 탈레반을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한편, 아프간을 통한 테러 유입에 대비해 국경 방어에도 골몰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2일 “중국 내부에서 아프간의 불안정한 상황이 북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번져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들 국가를 통해 중국으로 테러 세력이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와 아프간의 국경 지대는 약 70km에 그친다. 하지만 중국과 477km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타지키스탄과 아프간 국경지대는 무려 1344km에 이른다. 중국이 아프간 국경 보안을 강화하더라도, 타지키스탄을 통해 테러 단체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18일~19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 외곽에서 대테러 연합 훈련에 나서는 등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타지키스탄 내무부와 이번 훈련을 공동 주관한 자오커즈 중국 공안부장은 성명을 내어 “국제정세 변화 속에 지역 반테러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며 “연합 훈련을 통해 양국 대테러 병력의 합동작전 능력을 높이고, 양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테러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따 “중국은 이미 자국 내 아프간 국경 보안을 대폭 강화했으며,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 보안도 지원하고 있다. 사실상 양국을 아프간과 중국의 완충 지역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두샨베에 병력을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타지키스탄은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하기 전인 이달 초 국경 20km 지점에서 러시아-우즈베키스탄과 공동으로 2500여 병력 규모의 대테러 훈련을 벌인 바 있다. 러시아는 이미 아프간을 통해 중앙아시아 각국으로 테러조직이 유입되면 군사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한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탈레반 포용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자료를 내어 왕 부장이 전날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특정한 가치관을 다른 민족이나 문명에 강요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다”며 “아프간의 미래는 아프간인이 결정해야 하며, 국제사회는 아프간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19일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과 한 통화에서도 “국제사회는 (탈레반을 겨냥해) 압박을 강화할 게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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