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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북 독자노선 고집에 실망, 혈맹서 보통관계로 전환중”

등록 2006-07-16 22:51

찬성표 던진 중국, 대북정책 바꾸나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에 중국이 찬성표를 던진 걸 둘러싸고, 중국의 대북 정책에 미묘한 변화 조짐을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지난 11일까지 일본이 주도한 대북 제재안에 반대하면서,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으로 대신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일본안대로 표결을 강행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러시아와 함께 또다른 결의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중국은 15일엔 일본안과 절충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유엔 안보리에서 예민한 사안마다 기권을 일삼았던 과거의 중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런 변화의 직접 원인으로는, 지난 10∼15일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던 후이량위 부총리와 중국 6자 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일행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한 채 귀국하는 등 ‘조용한 대북 설득’이 한계에 봉착한 점이 거론된다. 그러나 그보다도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보유 선언 이후 지난 5일 미사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협의 없이 줄곧 ‘독자적인 노선’을 고집해온 게 이런 변화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원자바오 총리가 직설어법에 가깝게 발사 유보를 권유하는 등 중국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자제를 권유했음에도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 이후 중국 외교부 내에 대북 강경 기류가 형성됐다고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후진타오 주석을 정점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의 등장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전통적 사회주의 혈맹관계’에서 ‘보통 국가의 관계’로 재정립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 주변에서도 “중국이 지금까지 동북아 안보와 지정학적 고려 때문에 북한에 대해 석유와 식량을 지원하는 등 원조를 아끼지 않았지만, 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감안할 때 북한과의 ‘전통적 사회주의 혈맹관계’는 이제 졸업해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공공연히 나왔다.

이와 함께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고자 총력 외교전을 펼치는 등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이 안보리 안에서 ‘책임지는 대국’으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내부의 주장도 중국의 이런 새로운 행보를 낳은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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