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중국 ‘특사 중재’는 간접 북-미 대화`

등록 2006-10-19 01:36수정 2006-10-19 01:51

북한 핵실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해 7월13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평양/신화 AP 연합
북한 핵실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해 7월13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평양/신화 AP 연합
탕자쉬안, 미·러 거쳐 방북
김정일 면담 ‘협상 돌파구’ 주목
중국은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상황이 꼬일 때마다 북한에 특사를 보내 돌파구를 열었다. 6자 회담이라는 다자틀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지속된 것도 고비마다 중국의 특사 외교가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2003년 7월 다이빙궈 외교부 부부장이 특사로 북한에 가 6자 회담 개시를 타진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북·미·중 3국이 회담 형식을 둘러싸고 대립할 때였다. 6자 회담이 1년 넘게 겉돌던 지난해 7월엔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특사로 파견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같은 달 제4차 6자 회담이 열려 북-미 양자협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됐고, 이는 결국 9·19 공동성명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이 시점에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특사로 급파한 것은 북한 핵실험 이후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탕 특사는 일단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의 파견이 북한의 2차 핵실험 준비설이 도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중국으로선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해 외교적 해결의 여지를 좁히는 사태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다. 더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들고 20일 중국에 오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탕 특사가 미국과 러시아를 거쳐 북한에 간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형식상 미국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는 셈이어서 간접적으로나마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이 북한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북한도 이런 형식의 대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 직후 러시아의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부 차관을 평양으로 불러들인 바 있다.

탕 위원의 방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실험 뒤 처음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한 시점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17일 이른바 ‘ㅌ.ㄷ’(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 80돌을 맞아 인민군 협주단 공연을 관람했다. 핵실험 이후 13일 만의 공개활동이다.

중국의 특사 파견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8월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쏟아졌으나 결국 설로 끝나고 말았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설로 끝난 것은 중국의 중재에 대한 답을 미국이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에 핵실험을 경고했고, 지금은 2차 핵실험이 언제 실행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태는 더욱 엄중하다. 미국이 쉽게 답을 줬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탕 특사의 방북 성사가 물밑에서 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