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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장수북조’에 인도 발끈…양국 물싸움?

등록 2006-10-26 19:05

티베트 강 물중기 중 북부로 돌리면 인도 재앙수준 곤경
중 “계획 없다” 불끄기…양국 모두 물위기 현실화 앞둬
티베트(시짱) 야루짱부강의 물줄기를 황허로 돌려 북부 지방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는 중국의 이른바 ‘장수북조’(藏水北調) 공정에 인도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히말라야를 감싸고 돌다가 인도를 거쳐 바다로 빠져나가는 이 강의 물길이 바뀌면, 주민들의 삶이 곤경에 처하는 것은 물론, 환경 변화로 인한 재앙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물 부족이 국제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중국은 현재 남부 장강의 물을 북부 황허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남수북조’(南水北調) 공정을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장수북조 공정은 이 공정의 서쪽 갈래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부의 야루짱부강과 누강, 란창강의 물줄기를 운하로 연결해 연간 2000억㎥의 물을 황허로 끌어들인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칭짱철도 개통에 이은 중국 서부의 대역사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야루짱부강이 인도로 넘어가는 길목인 슈오마탄에 거대한 댐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야루짱부강이 중국-인도 접경에서 동강나게 된다는 데 있다. 인도에선 브라마푸트라강으로 불리는 야루짱부강이 사실상 말라붙게 되는 것이다. 이 강에 의존해 살아온 아루난찰 프라데시주와 아삼주 주민들에겐 그야말로 재앙이다. 인도는 이런 환경 변화가 이 지역의 지진 활동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장수북조 공정이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고, 기술·재정적으로 풀어야 할 난관이 많지만, 중국 지도부의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장수북조 개념을 처음 제안한 수리전문가 궈카이가 쓴 <시짱의 물이 중국을 구한다>는 책을 정부 당국자들에게 권하는 등 이 공정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은 칭화대 수리공정과를 나온 기술자 출신이다. 인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최근 “인도 정부는 이 문제를 베이징과 긴급 연락을 취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민감한 반응이 이어지자 중국 정부는 불끄기에 나섰다.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중국은 (야루짱부강에) 댐을 세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왕슈청 수자원부 부장도 24일 홍콩대 강연에서 “수리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장수북조 공정은 불필요하고, 불가능하며, 비과학적”이라며 “중국은 이런 극적인 사업을 통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중국과 인도는 모두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와 중국의 곡창지대에서는 이미 용수 공급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20억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인도의 물 위기가 조만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치열한 물싸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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