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헨리 폭 추모 열기 뜨거워
국가원수급으로 장례 치를 예정
국가원수급으로 장례 치를 예정
28일 숨진 홍콩 재벌 헨리 폭(83)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다.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기도 한 그의 죽음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공산당의 절친한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중앙텔레비전〉은 그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치하했다. 그의 장례식은 국가원수 급에 준하는 규모로 이번 주 중 홍콩에서 열린다.
‘홍콩의 붉은 재벌’로 불리던 그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과 함께 홍콩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자로 꼽혔다. 유룽그룹을 이끌며 중국과 영국의 홍콩 반환 협상, 홍콩기본법 기초, 둥젠화 초대 행정장관 선임 과정에서 보이지 않게 손을 썼다. 가족재산이 30억달러에 이르는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꼽은 세계 194대 부호 명단에 올랐다.
1923년 어부 집안에서 태어나 공항 잡부에서 재벌로 성장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일본이 홍콩을 침략하자 학업을 중단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이 금수품목으로 지정한 전략물자들을 중국으로 몰래 들여보내 큰돈을 벌었다. 이 공로로 그는 ‘애국상인’이란 칭호까지 받았다. 이후 사업영역을 부동산과 호텔, 카지노 등으로 확대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다. 말년에는 카지노 지분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자선사업에 돌리겠다고 선언하고, 8억홍콩달러를 홍콩 과기대에 쾌척하기도 했다.
그는 베이징이 가장 신뢰하던 홍콩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가 베이징에서 병치료를 받는 동안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이 직접 병문안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84년 임파선암 수술을 받은 그는 2003년 암세포가 폐까지 전이돼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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