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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이사람] “판관 포청천 환생” 대만 환호

등록 2006-11-06 19:51

천수이볜 총통 수사로 ‘국민 검사’ 된 천루이런
천수이볜 대만 총통과 부인 우수전 여사의 국가기금 유용 혐의를 밝혀내 우 여사를 불구속 기소한 천루이런(49) 대만 고검 부정부패 특별수사본부 검찰관이 대만의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칼을 휘두른 그에게 대만 국민들은 ‘포청천’(송나라 때 엄정한 판결로 이름높던 판관)이 환생했다며 환호하고 있다.

요즘 그의 인기는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에서 뛰는 대만 출신 투수 왕젠민을 능가한다. 4일과 5일 잇따라 열린 천 총통 퇴진 요구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인터넷에선 그의 얼굴을 새긴 교통카드를 발행하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총통 부부 국고 유용 혐의 샅샅이 밝혀내
민주화 운동 동지·법대 선배 등 사적 인연 배제
“얼굴 새긴 교통카드 발행을” 누리꾼 요구 빗발

그가 사건 수사를 맡았을 때만 해도, 천 총통을 이처럼 거칠게 몰아붙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야당들도 그에게 별다른 기대를 품지 않았다. 그가 천 총통처럼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2·28 사건(1947년 국민당 정권이 자치를 요구하던 대만 원주민 2만여명을 학살한 사건)의 유족이면서 천 총통의 대만대 법대 후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천 총통의 혐의를 밝힐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천 총통을 벼랑 끝에 세웠다. 천 총통은 국가원수의 면책특권에 따라 기소되지 않았지만, 퇴임 뒤엔 법정에 서야 할 처지가 됐다. 천 총통을 두 차례에 걸쳐 방문 조사한 그는, 수사 도중 천 총통의 은밀한 만남 제의를 거부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 산악지대 난터우 출신인 그는 국민당이 계엄령으로 민주화 세력을 억누르고 있던 1970년대 민주화 투사로 활동했다. 천 총통의 민진당은 당시 그와 함께 싸웠던 야당이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1986년 검사로 임용됐다. 그는 대만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만이 대만인 총통을 갖는 데 50년이나 걸렸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다니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개월 간 천 총통 부부의 국가기금 유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거의 하루도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지난 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휴가를 가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휴가란 일주일 동안 단 한 명의 기자도 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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