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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공산당 ‘언론 고삐 죄기’

등록 2007-01-23 17:35수정 2007-01-23 18:01

지도부 개편 앞두고 역사책·드라마 등 통제
중국 공산당이 지도부의 대대적 개편이 예상되는 제17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신문·출판·방송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최근 중국 현대사와 사회 문제를 다룬 책들을 무더기로 판금 조처한 데 이어, 이번엔 텔레비전 황금시간대에 ‘비윤리적 드라마’를 방송하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웠다. 후진타오 주석의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사회의 균열을 가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은 다음달부터 텔레비전 황금시간대에 ‘사상성과 교육성을 가진 드라마’만 내보낼 수 있도록 검열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왕웨이핑 드라마 담당 국장은 “올해는 매우 특별한 해”라며 “텔레비전은 모름지기 중국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적어도 8개월 동안 지속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번 규제로 전국 48개 텔레비전 채널에서 ‘중국의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방송사는 모든 드라마를 방영하기 한 달 전에 총국에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다른 시간대에도 방영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드라마도 일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총국은 앞서 황금시간대에 외국 만화영화와 범죄·동성애·이혼 따위가 들어간 드라마 방영을 금지한 바 있다.

올 들어 언론에 대한 통제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중국 신문출판총국은 최근 신해혁명에서 대약진운동에 이르는 시절을 산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샤오젠의 <창상>(滄桑) 등 지난 60년 간 중국 현대사와 사회적 상황을 다룬 책 8종의 판매를 금지했다. 민감한 역사 문제를 보도할 경우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재갈을 물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런 일련의 조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해’를 맞아 언론 통제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한쪽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후 주석의 권력기반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한다. 후 주석은 최근 쩡칭훙 부주석으로부터 주석직을 넘기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공산당 안에서도 치열한 권력투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 주석은 현재 당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으로서 당·정·군을 모두 지휘하고 있으나, 어느 곳도 실질적으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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