쩡찡훙 부주석 / 리창춘 상무위원 / 궈보슝 중앙군사위 부주석
중국 제17차 전대 앞두고 상하이방·태자장 공세
국가주석 이양 압박...제로섬 게임보다 타협 예상
국가주석 이양 압박...제로섬 게임보다 타협 예상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대대적 개편이 예상되는 제17차 전국대표대회(전대)를 앞두고 권력 핵심에서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돌면서 후진타오 주석의 권력 강화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주석이자 당 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인 후 주석은 이들 당·정·군 ‘3개 전선’에서 상하이방의 포위와 태자당의 공세에 맞서야 할 처지다. 이런 동시다발 전투의 결과가 후 주석 체제의 완성 여부를 가름할 전망이다.
당-정치국원 물갈이? 후 주석은 공산당 중앙위 상무위원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을 자신의 권력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로 채우는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후 주석은 공청단 계열로 정치국을 장악하고, 상무위에서도 수적 균형 내지 우세를 차지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쩌민 전 주석이 13년 집권기 동안 정치국 곳곳에 심은 상하이방 인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후 주석이 최근 부패 척결을 무기로 상하이방을 공격하고 있는 것도 이들의 기세를 꺾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후 주석은 최근 언론과 사상에 대해서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상하이방과의 충돌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파열음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측통들은 현재 당의 여론 공작을 틀어쥔 리창춘 상무위원이 상하이방의 일원이라는 점을 들어 후 주석의 이런 전략이 상하이방과 또다른 전선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독점 굳히기 후 주석은 최근 쩡칭훙 부주석으로부터 주석자리를 넘기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방 출신인 쩡 부주석은 태자당의 맹주여서 후 주석을 향한 태자당의 공세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태자당이 후 주석의 권력 독점에 맞서 권력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쩡 부주석은 태자당과 공청단의 연립권력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 주석은 주석자리를 유지함으로써 절대권력을 구축하려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관측통은 “후 주석이 자신의 권력이 완성되기 전까진 주석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후 주석이 이 자리를 내놓는다면 이는 그가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 같은 영도자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개혁개방 이후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의 지위로 자리잡은 주석자리를 양도할 경우 국제무대에서 활동반경이 좁아진다는 것도 후 주석으로선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군-신임의 벽 구축? “권력은 총부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군은 중국 권력의 향방을 가리키는 중요한 풍향계다. 후 주석은 군 곳곳에 침투한 상하이방의 영향력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쩌민 전 주석이 집권 기간에 손수 별을 달아준 장성들이 두로 포진해 있고, 핵심 권력인 궈보슝 중앙군사위 부주석 역시 상하이방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후 주석이 궈 부주석을 자기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의 군 장악력은 중앙군사위 부주석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며 “군 내부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권력투쟁은 공청단을 앞세워 당·정·군 모두를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후 주석과 과거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상하이방, 이들 틈에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태자당의 싸움으로 요약된다. 한 소식통은 “이들은 모두 공산당 일당지배라는 목적과 기반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들의 권력투쟁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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