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덩샤오핑 사망 10주년 선부론 다시보기
“빈부격차는 세제 교육 의료 재정 부족탓”
“빈부격차는 세제 교육 의료 재정 부족탓”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 10주기(19일)를 앞두고, 그의 ‘선부론’(先富論)에 대한 재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사회의 불균등 발전을 용인함으로써 빈부 격차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선부론이 공평 분배를 강조하는 후진타오 주석의 ‘공부론’(共富裕)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덩 전 주석의 문집을 새로 발간하는 등 그의 이론에 대한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이론이 대를 이어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한 데 모여 덩 전 주석의 개혁개방 노선을 충실히 따른 장쩌민 전 주석의 문선을 토론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학자들은 빈부 격차가 덩 전 주석의 책임이 아니라는 논리를 편다. 양춘구이 중앙당교 전 부교장은 “불법적인 치부나 원칙 없는 분배는 그가 주창한 노동과 경영실적에 따른 분배 원칙에 어긋난다”며 “빈부 격차는 이를 보완할 세제나 교육, 의료 부문에 대한 재정 투입이 부족한 데서 왔다”고 말했다. 리잔차이 동제대 마르크스주의 이론부 부주임도 “그의 대원칙은 모두가 부유해지자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덩 전 주석은 생전에 이미 빈부 격차 문제에 직면했다. 그는 1992년 “부유한 사람이 계속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이 더욱 가난해지는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93년엔 “소수가 지나치게 많은 부를 차지하고 있고, 다수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빈부 격차가 확대하는 현실을 인정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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