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산성비 식수난 구인난…
중국 경제 발전의 진원지 광둥성이 흔들리고 있다. 심각한 대기 오염과 식수난, 구인난, 외국인 혐오증 등 성장의 빛에 가려졌던 문제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광둥성의 대기 오염은 지난해 최악을 기록했다. 가시거리가 10㎞를 넘지 못할 정도로 스모그가 심한 날이 75일이나 됐다. 1980년 이후 가장 많다. 광저우에선 스모그가 낀 날이 120일을 넘어섰다. 가시거리가 2㎞를 넘지 못할 정도로 지독한 스모그 경고도 6차례나 발령됐다. 주강삼각주의 산성비 빈도는 2002년의 40.5%에서 2005년엔 55%로 늘었다.
식수난으로 가정에서 먹는 물까지 할당해야 할 처지다. 광둥성은 1일부터 가정용 식수 할당제를 시작했다. 광저우에서는 하루에 210ℓ를 할당하고, 이를 넘겨 쓰면 돈을 더 받기로 했다. 산업·농업용수에도 각각 사용량을 배정했다. 광둥성의 수자원은 세계 평균의 25%에 불과한데도 소비량은 2.3배나 많다.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기능공이나 숙련공 부족에 이어, 이젠 단순직도 구하기 힘들다. 상하이, 칭다오 등 다른 지역으로 인력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광둥성 당국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인력 수요는 730만명에 이르렀으나, 공급은 482만명에 그쳤다. 1명의 구직자를 놓고 1.5개 기업이 쟁탈전을 벌이는 셈이다.
노동력 공백을 외국인들이 채우면서 외국인 혐오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광저우에선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주민들의 거부감 때문에 방을 빌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도 이들과는 거래를 하려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노동자들은 시내 일부 지역에 집단거주지를 형성하고 있다.
광둥성은 해마다 1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중국 경제 발전의 엔진 구실을 했다. 지난해 역내총생산(GDP)이 2조5800억위안(약 300조원)에 이르렀다. 국가별 순위에서 2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추세라면 2015년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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