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여성의 힘’이 거세질 전망이다.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제10기 전인대 5차 전체회의는 내년 치러질 제11기 대표 선거에서 여성 대표를 22% 이상 뽑도록 명문화한 결정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관영 영문 <차이나데일리>가 10일 전했다. 성화런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은 8일 공개한 ‘전인대 대표 정원과 선거 문제에 관한 결정’ 초안에서 제11기 전인대의 여성 대표 비율이 적어도 22%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인대의 여성 대표 비율은 1978년 제5기 이후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메이란 윈난성 대표는 <신경보>와 인터뷰에서 “여성 대표 비율이 명문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주요 정책에 대한 여성의 영향력을 높이고,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 입법기구의 여성 대표 비율은 16% 수준이다.
중국 여성의 지위는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꾸준히 향상됐다. 2004년 통계를 보면, 368명의 여성이 주요 도시에서 부시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장관급 이상 고위직에서 여성의 비율은 9.9%에 이른다. 고위직의 여성 비율은 1995년에 비해 2.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올 가을 열릴 예정인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여성 대표의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 여성들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리마린 전인대 대표는 <차이나데일리>에서 “중국에는 여전히 여성의 정치 참여에 실질적인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다. 천유란 칭다오 대표도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이 여성의 지위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양성 평등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입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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