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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성난 ‘민심’ 다시 폭발하나

등록 2007-03-13 18:20수정 2007-03-13 21:42

 11일 중국 후난성 융저우시 주산진 거리에 주민들에 의해 불탄 경찰차가 반쯤 뒤집힌 채 널려 있다. 이날 시위로 경찰차 7대가 불탄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제공
 11일 중국 후난성 융저우시 주산진 거리에 주민들에 의해 불탄 경찰차가 반쯤 뒤집힌 채 널려 있다. 이날 시위로 경찰차 7대가 불탄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제공
전인대서 민생법안 처리 와중
버스요금 인상 항의시위로 후난성 주민들 90명 다쳐
중국 후난성 융저우시 주산진에서 버스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주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충돌해 학생 1명이 숨지고 주민 90여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조화사회’ 건설을 주창하며 민생을 강조하는 판에 대규모 주민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 당국이 ‘군체성 사건’이라 부르는 집단시위가 지금까지는 주로 토지를 징수당한 농민들의 항의였던 데 비해 이번 사건은 주민들이 권익을 찾기 위한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주산진 주민 1000여명은 9일 오전 10시께 시외버스 터미널에 모여 춘절(설) 기간에 주산과 링링을 잇는 버스 요금을 6위안(약 750원)에서 9~12위안(약 1125~1500원)으로 올린 안다운수공사의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정부가 춘절 기간에 버스 요금을 올리지 말라고 지시했는데도 안다운수공사가 부당하게 요금을 올렸다”며 요금을 원래대로 돌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안다운수공사가 폭력배들을 동원해 시위대를 위협하자,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한 주민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안다운수공사 간부가 버스 4대에 괴한들을 싣고 와 시위대를 해산하려 했다”며 “경찰은 그런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시위대를 향해 “2000만위안이면 주산을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다”고 소리쳤다고 한 목격자는 전했다. 분노한 시위대는 안다운수공사 버스 1대를 불태우고, 4대를 뒤집어 엎었다.

중국 최근 주요 군중 항의사건 일지
중국 최근 주요 군중 항의사건 일지
11일 시위대는 2만여명으로 늘어났다. 다급해진 경찰이 시위대 진압에 나서면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진압봉과 전기충격기를 휘두르자 주민들은 돌과 병을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주민 90여명이 다치고, 경찰차 7대가 불탔다. 부상을 입은 한 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숨졌다. 이 학생은 다리가 부러진 상태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융저우시 당국은 “사망자는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사태는 전인대에서 후진타오 주석의 조화사회론을 구현할 각종 민생 입법을 처리하는 와중에 일어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빈부 격차 확대와 부패, 관리들의 권력 남용이 중국 전역에서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라 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 12월 토지 징수에 항의하는 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해 경찰의 발포로 최소한 3명이 사망한 ‘광둥성 산웨이 시위대 발포사건’이 벌어진 뒤, 중국 당국은 각 지방정부와 공안당국에 ‘군체성 사건’에 더욱 신중히 대처할 것을 엄명했다. 그 결과, 2005년 8만7000건으로 치솟았던 ‘군체성 사건’은 지난해 2만3000건으로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범란연맹’ 등 중국의 비정부단체는 “당국이 얼마나 신중하게 대처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빈부·지역·도농 격차와 당·정 간부들의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집단시위는 언제든 다시 터져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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