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르항
파키스탄 과다르항 건설…석유수송로 구축 요충지 확보
중국이 파키스탄에 건설한 과다르항이 20일 문을 열었다. 이로써 중국은 아라비아해에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과다르항은 중동산 석유 수송로가 밀집한 호르무즈 해협의 관문에 자리잡고 있어 아라비아해~인도양~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석유수송로 구축에도 핵심적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항식에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리셩린 중국 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그만큼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두 나라는 2001년 중국의 지원에 의한 과다르항 개발에 합의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기술 지원과 별도로 전체 공사비의 80% 가량을 부담했다. 중국은 이곳에 물류기지와 함께 군함 기착 및 감청 등을 위한 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이란 국경에서 72㎞ 떨어진 과다르항은 호르무즈 해협의 입구에 있는 데다, 수심이 14.로 깊어 일찍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꼽혀 왔다. 중국은 이곳을 기점으로 아라비아해~인도양~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석유 수송로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중국은 과다르항과 신장자치구를 육로로 잇는 석유 수송로 건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아라비아해 진출 성공은 미국과 인도 등 이 지역에 이해를 갖고 있는 나라들을 불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이란과 핵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 지역에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게 된 것을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중국은 과다르항 건설 과정에서 이 지역 소수민족인 발루치스탄인들의 무장투쟁에 시달렸다. 발루치스탄인들은 외세를 등에 업은 개발에 반대한다며, 가스관을 습격하고 철도를 파괴했다. 중국은 이런 무장투쟁의 ‘배후’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으나, 과다르항의 안전 운항을 위해선 이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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