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을 방으로 두르고 가운데 정원을 꾸민 중국의 전통 가옥 쓰허위안(사합원)이 최근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916평짜리 주택 143억원에 팔려
급속한 도시화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중국 전통가옥 ‘쓰허위안’(四合院)이 부자들에게 고가에 팔려나가고 있다.
중국 베이징 시청구에 있는 916평 넓이의 쓰허위안이 최근 1억1000만위안(약 143억원)에 팔려 베이징 주택 판매가격 신기록을 세웠다고 중국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이번에 팔린 쓰허위안은 자금성 북서쪽 허우하이 근처에 있어 최고의 입지로 꼽히던 곳이다.
이 쓰허위안을 산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동산 업계에선 외국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신경보>에서 “최근 돈 많은 외국인들이 손님을 접대하거나 파티를 열기 위해 대형 쓰허위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은 2005년 3000만위안(약 39억원)을 주고 징산구에 있는 쓰허위안을 사들여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쓰허위안은 네 개의 벽으로 둘러싸인 주택으로, 마당을 가운데 두고 크고 작은 방들이 배치돼 있다. 한나라 이후 귀족, 상인들의 주택으로 쓰였으나,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서민들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으로 변모했다. 베이징의 경우 3000채 정도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쓰허위안의 규모는 대부분 90~150평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600평 이상의 대규모 쓰허위안은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어 부르는 게 값이다. 부자들이 사들여 개조한 대형 쓰허위안은 수영장과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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