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공업용수로도 못써
중국의 젖줄 창장(長江·양쯔강의 중국식 표현)이 ‘신체검사’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중국과학원과 국무원 수리부, 세계야생동물기금은 15일 발표한 ‘창장 보호발전 보고서’에서 “창장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유역이 심각한 수질오염에 시달리고 있다”며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본류가 1998년 14.7%에서 2005년 24.2%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창장의 건강상태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창장을 오염시키는 주범은 생활오수다. 보고서는 중국 전체 생활오수의 42%에 해당하는 142억t이 해마다 창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1950년대 42만7000t에 이르던 창장의 연간 어획량이 1990년대엔 10만t으로 줄어들었다. 양구이산 난징지리·호수연구소장은 “인간의 활동이 창장 생태계에 끼친 영향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고 말했다.
수상교통의 급증도 창장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창장을 한달 가까이 훑었으나, 민물돌고래 ‘바이지툰’을 발견하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창장을 오가는 배들이 쏟아내는 잡음이 바이지툰의 신경계를 훼손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이지툰은 1997년 조사에선 13마리가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대형 홍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창장을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50년 동안 이어진 기온 상승과 이상 기후로 창장의 홍수 통제능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홍수 예방과 전력 생산 등을 위해 싼샤댐 등 대형 댐을 창장 곳곳에 건설했으나, 대형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창장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중국 정부에 제안했다. 왕누청 수리부장은 “일반적으로 하천 개발도가 40%를 넘으면 생태계 파괴를 피할 수 없다”며 “창장 개발도를 60%로 제한하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황허의 경우 이미 개발도가 6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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