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안의 ‘보물선’ 찾는 ‘해적’ 득실
첨단장비 갖춘 각국 밀수꾼 기승
중국 앞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찾기 위해 외국인 ‘해적’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첨단 장비를 동원해 침몰한 배에서 건져올린 도자기나 조각품을 해외로 마구 빼돌리고 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24일 전했다.
산지샹 중국 국가문물국장은 “외국인 밀수꾼들이 중국 연안에 가라앉은 배에서 골동품을 인양해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며 “인양된 골동품은 중국 영해 밖 공해에서 팔려 주로 미국 시장으로 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연안에는 도자기 따위를 실은 고대 무역선 등이 몇천척이나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밀수꾼들의 골동품 사냥은 2005년 푸젠성 앞바다에서 도자기를 실은 배가 발견된 이후 특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13. 길이의 이 배에선 300년 전에 만들어진 청자와 백자 1만5000여점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산 국장은 “외국인 인양선들은 첨단 장비를 장착하고 있지만, 해저 보물을 지키는 중국 고고학자들의 장비는 원시적인 수준”이라고 한탄했다.
외국인 밀수꾼들은 한때 중국 곳곳에 흩어진 조각품들을 집중 ‘사냥’했으나, 중국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해저 유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 소수민족들의 옷이나 악기 같은 문화재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로 밀반출된 보물과 유산을 되찾으려고 페루, 필리핀, 인도, 이탈리아 등 4개국과 문화유산 보호·회수를 위한 협정을 맺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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