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문 전개 과정
밀단백에 금지된 멜라민 나와 애완동물 피해
식용 가능성조사 착수
식용 가능성조사 착수
미국과 중국이 식품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다시 한바탕 붙을 조짐이다.
동물 사료를 만드는 데 쓰이는 중국산 밀단백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된 데 이어, 이 물질이 사람이 먹는 식품에도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이 밀단백으로 만든 사료를 먹은 애완동물 수십마리가 숨지고, 수천마리가 신장질환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 멜라민을 함유한 중국산 밀단백이 식품에도 쓰였을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멜라민은 플래스틱 그릇이나 비료를 만들 때 쓰는 유독성 화학물질이다. 식품의약국은 이를 식용으로 쓰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 물질이 밀단백의 단백질 함유량을 높이려고 첨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국은 또 중국산 밀단백이 돼지 사료로도 쓰인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돼지 고기를 가공 처리한 식품이 식탁에 올려졌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식품의약국 관계자는 “문제의 사료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캘리포니아, 뉴욕, 유타, 오하이오 등지에서 수천마리의 돼지들에게 공급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주리에선 양계장에도 문제의 사료가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의약국은 중국산 야채단백에도 의심을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피> 통신은 “야채단백이 피자에서 유아식, 그리고 다이어트용 간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품에 쓰이고 있다”며 “적어도 두 종류의 중국산 야채단백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점을 식품의약국 관계자들이 귀뜀했다”고 보도했다. 밀단백과 야채단백은 흔히 채소고기로 불리며, 채식주의자나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 고기 대용으로 쓰인다.
미 하원은 이날 긴급 청문회를 열어 미국의 식품 수입이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미국에선 멜라민이 포함된 중국산 밀단백으로 제조된 애완동물 사료를 먹은 개와 고양이가 적어도 16마리 죽고, 수천마리가 신장질환 등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됐다. 이 때문에 메뉴푸드, 선샤인밀스 등 캐나다와 미국의 유명 사료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대거 회수하고 있다. 식품의약국은 지난달 30일 중국산 밀단백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중국은 멜라민 사용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이 문제를 조사할 수 있도록 미 식품의약국 관계자들의 입국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그간 문제의 밀단백으로 만든 사료를 먹은 애완동물이 죽거나 아팠다는 보고가 중국에선 접수된 바 없다며, 자체적인 조사를 강조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쪽에서 밀단백의 성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멜라민을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두 나라 간에 심각한 통상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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