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어린이 장래희망 0.1%
상하이에서 노동자가 되고 싶다는 어린이는 1000명 가운데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30일 보도했다. 공산당에 의해 국가의 주인이자 계급투쟁의 전위로 떠받들어졌던 노동자의 지위가 급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를 보면, 상하이에 사는 어린이 가운데 0.1%만이 커서 노동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상하이의 기술직업 학교 가운데 94%는 학생들이 없어 수업을 중단하거나 문을 닫았다. 정부 산하 정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노동자의 사회적 기여와 물질적 보상이 일치하지 않아 노동자가 되려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은퇴한 철강노동자 저우란화는 “예전에 노동자가 된다는 것은 멋진 직업을 갖는 것으로 통했다”며 “그러나 이제 그것은 가난과 낮은 사회적 지위를 가리킬 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철강노동자 한밍밍은 “요즘 누가 위험하고 벌이도 적고 존경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되고 싶어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인민일보〉는 1일 ‘노동자의 날’(노동절)을 맞아 쓴 사설에서도 노동자의 위대함이 퇴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노동자의 이미지가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며 “노동자를 인생의 패배자로 받아들이는 도시의 젊은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1970년 이른바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완화했다. 덩샤오핑 전 주석은 심지어 누구나 돈을 벌어 부자가 되라고 독려했다. 이런 성장 우선주의가 정책으로 구체화하면서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노동자 지위 급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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