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1조2천억달러 지난 국제시장 큰 손 역할 나서
미국 블랙스톤 지분 30억달러 매입
미국 블랙스톤 지분 30억달러 매입
1조2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지닌 중국이 본격적으로 국제시장의 ‘큰 손’ 노릇을 시작했다.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에 이어 세계 사모펀드 2위인 미국의 블랙스톤은 중국이 자사에 30억달러(약 2조795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초부터 외환보유고 운용을 다변화하겠다던 중국의 계획이 일단 금융시장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400억달러 규모의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블랙스톤은, 중국이 설립 중에 있는 국가외환투자공사를 통해 3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8% 가량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 37만5천명에 연매출이 830억달러인 블랙스톤은 최근 홍콩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중국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소수 투자자들이 모여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돈을 댄다는 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블랙스톤 공동창업자인 스티븐 슈워츠먼은 “이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세계 자본 흐름의 패러다임 변화”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중국은 한편으로는 미국의 경계심을 완화하는 쪽으로 투자 방식을 택했다. 의결권이 없는 블랙스톤 주식을 사 4년간 팔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중국과 중동 자본이 미국 기업들을 먹어치운다는 ‘공포증’을 재발시키지 않으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린 달러를 미국에 재투자함으로써, 22~23일 워싱턴에서 열릴 미-중 경제전략대화에서 위안화 절상 압박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석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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