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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 자본이 ‘대박터뜨린’ 마카오 카지노

등록 2007-06-17 18:27수정 2007-06-17 20:05

[특파원리포트]

지난 13~14일 마카오에선 대형 도박 박람회가 열렸다. ‘글로벌 게이밍 엑스포 아시아’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박람회에는 3천여명의 도박산업 종사자와 관람객들이 몰렸다. 3층에 걸친 6000㎡ 넓이의 전시공간은 각종 도박 기기와 제품으로 들어찼다. 프랭크 파렌코프 미국도박협회 최고경영자는 “이번 행사는 고속 성장하는 마카오 도박시장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도박 도시가 됐다. 24곳의 카지노에서 벌어들인 돈이 무려 9억5천만달러(6조5052억원)에 이른다. 2700여개의 게임테이블과 6500여개의 슬롯머신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턴 돈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페리는 15분 간격으로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고객들을 실어나른다. 부두에 닿으면 카지노에서 나온 버스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마카오 경제도 흥청망청이다. 마카오는 지난해 16.6%라는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대륙을 통틀어 가장 높다. 덕분에 마카오의 1인당 소득(2만8436달러)도 홍콩(2만7641달러)을 훌쩍 뛰어넘었다. 마카오의 소득 수준이 홍콩을 앞선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다. 한 택시운전사는 “카지노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자랑했다.

2002년 카지노 시장 전면 개방은 마카오를 도박 천국으로 발전시켰다. 1999년 포르투갈에서 주권을 넘겨받은 중국은 ‘도박왕’ 스탠리 호가 40년 동안 장악했던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 독점체제를 깨뜨렸다. 관광산업 진흥을 명분으로 카지노 사업권을 모두 6개로 늘렸다. 스탠리 호는 그때까지 16개의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었다.

시장이 개방되자 미국의 도박자본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업계의 대부인 셸던 아델슨은 2004년 ‘샌즈 마카오’라는 대형 카지노를 열었다. 740개의 게임테이블과 1254개의 슬롯머신을 갖춘 이 카지노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다수의 고객들이 도박을 즐기는 라스베이거스식 카지노의 진수를 선보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소수의 고객들이 거액의 판돈을 노리는 이른바 마카오식 카지노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물 스티브 윈도 이에 질세라, 최근 220개의 게임테이블을 갖춘 대형 카지노 ‘윈’을 개장했다.

미국 도박자본은 마카오의 지도까지 바꾸고 있다. 셀던 아델슨은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에 있는 바다를 메워, 이탈리아 베니스를 통째로 옮겨놓는 ‘베네시안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8월에 문을 여는 이곳에는 3천개의 고급 객실과 700개의 게임 테이블을 갖춘 카지노가 들어선다. 주변에 3개의 수로를 만들고, 곤돌라까지 띄울 계획이다. 베니스의 유명한 종탑과 다리도 똑같이 들어선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A href=”mailto:moon@hani.co.kr”>moon@hani.co.kr</A>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마카오 카지노의 진짜 주인은 이제 미국의 도박자본이다. 마카오가 라스베이거스의 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소리도 적지 않다. 마카오는 인구 50만명 가운데 5만명이 카지노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먹고 산다. 부양가족까지 합치면 마카오의 생계가 카지노 도박판에 매달려 있다. 미국의 도박자본은 요즘 베트남과 싱가포르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마카오/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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