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달 26일 베이징의 국가우주항공국에서 ‘창어 1호’가 찍어보낸 달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화남호랑이 합성판정 이어 위성이 찍은 달 사진 의혹도
중국 인터넷이 ‘가짜 사진’ 논란으로 시끄럽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야생 화남호랑이(화난후) 사진이 합성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달 탐사위성 ‘창어 1호’가 찍어 보내온 달 표면 사진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지난달 26일 중국 국가우주항공국이 공개한 창어 1호의 달 표면 사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사진이 2005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촬영한 사진과 똑같다는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분화구의 위치 등을 거론하며 두 사진이 판박이라고 주장한다.
국가우주항공국은 ‘달을 향한 중국인들의 천년의 꿈’을 이룬 이 사진이 논란에 휩싸이자 발끈했다. 달 탐사계획의 수석과학자인 어우양쯔위안은 2일 “두 사진이 같은 지역을 찍은 것이어서 비슷하게 보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나사 사진에는 분화구가 하나지만, 창어 1호 사진에는 둘이라는 점을 내세워 “나사가 촬영한 뒤에 달 표면에 분화구가 하나 더 생겼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산시성 임업청이 지난달 12일 공개한 야생 화남호랑이 사진도 누리꾼들의 매서운 검증에 걸렸다. 중국인들은 24년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야생 화남호랑이에 흥분했으나 △호랑이가 사진을 찍는 동안 움직인 흔적이 없고 △호랑이와 주변 환경이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혼란에 빠졌다.
논란은 사진 속 호랑이가 달력 속 호랑이와 같다는 한 누리꾼의 제보가 나오면서 절정에 달했다. 중국 촬영가협회는 3일 이 사진이 디지털 기술로 합성된 것이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국가임업국은 4일 “사진 감정만으론 야생 화남호랑이의 생존 여부를 판단하기에 불충분하다”며 현지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