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장개석) 전 대만 총통
대만 독립 추진 탓 중국 저장성 이장키로
국-공 내전에서 패배해 중국 본토에서 쫓겨난 장제스(장개석) 전 대만 총통의 유해가 이번엔 대만 독립을 추진하는 민진당 정부에 떠밀려 중국으로 돌아갈 처지에 빠졌다.
장 전 총통의 며느리인 팡츠이는 23일 시아버지의 유해를 고향인 중국 저장성으로 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아버지의 유해가 이곳(대만)에 있는 것을 대만 정부가 더 이상 원하기 않기 때문에 유족들이 유해를 넘겨받을 예정”이라며 “유해를 중국으로 이장하는 것은 장 전 총통의 소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 전 총통의 유해 이장은 천수이볜 총통이 이끄는 대만 정부의 독립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불거졌다. 장 전 총통을 대만 독립의 걸림돌로 여기는 대만 정부는 그의 호를 딴 중정공항을 타오위안공항으로 바꾸고, 중정기념당을 민주기념당으로 개칭하는 등 ‘장제스 지우기’에 몰두하고 있다. 천 총통은 최근엔 그의 무덤에 배치된 경비병력을 철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저장성 관리들은 장 전 총통의 유해가 이장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장 전 총통의 아들인 장징궈 전 총통의 사생아인 장샤오옌 의원은 23일 이장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국내 정세와 양안관계 등의 이유를 들어 “지금은 유해를 이장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내년 대선이 끝난 뒤 친족들이 다시 논의해 결정하길 건의한다”고 말했다.
장 전 총통은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패해 1949년 대만으로 건너간 뒤 1975년까지 대만을 통치했다. 그의 뒤를 이어 아들 장징궈 전 총통이 1978년부터 1988년까지 집권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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