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거래량 30~40% 줄고 값도 폭락세
할인 공세에도 업소폐쇄 속출…“더 떨어질것”
할인 공세에도 업소폐쇄 속출…“더 떨어질것”
중국 부동산이 주식에 이어 ‘찬바람’을 맞고 있다. 경기 과열을 막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긴축정책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에서도 거품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톈진 등 그동안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대도시에선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베이징의 새해 첫주 아파트 거래량은 1266가구로, 전 주에 비해 27.4% 감소했다. 선전과 텐진에서도 각각 43.5%, 38.2% 줄었다. <중국증권보>는 15일 “중국 부동산 시장이 한파로 새해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에선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말 베이징의 평균 집값은 1㎡당 1만5162위안이었으나, 12월말엔 1만2180위안으로 19.7% 하락했다. 베이징 도심의 웨이보국제발전중심 아파트는 한때 1㎡당 2만4500위안에 팔렸으나, 최근엔 2만2000위안으로 떨어졌다. 웨이보국제발전중심 관계자는 <경제시보>에서 “주택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자 곳곳에서 할인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 푸리타오위안은 최근 집을 사면 고급 외제승용차 아우디를 주겠다고 내붙였다. 집값을 아우디값 만큼 깎아준다는 광고다. 1년 동안 관리비를 면제해주고, 주방용품과 가전제품 일체를 공짜로 제공하는 곳도 생겨났다. 집값을 현금으로 한꺼번에 내면 5%를 깎아주기도 한다. <경제시보>는 이렇게 집값을 내린 곳이 베이징에서만 50여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문을 닫는 부동산 중개업소도 속출하고 있다. 베이징 최대의 부동산 중개회사인 중다헝지는 최근 영업소 40곳을 폐쇄했다. 중다헝지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베이징의 중고주택 거래가 매달 10% 정도 줄더니, 올 들어선 40%나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선 영업소를 유지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지난해 초에 비해 크게 늘었다. 중국의 50개 대도시 주민 6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집값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난해 초 13.1%에서 올 초엔 34%로 늘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77.5%에서 54.7%로 줄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환점 논란’이 한창이다. 부동산개발업체 완커의 왕쓰 회장은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게 분명하다”며 “3∼4년 안에는 집을 사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둥판 베이징사범대 부동산연구센터 주임은 “아파트 공급이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집값이 일시적으로 내렸다가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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