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총통
6개국 영유권 분쟁지 난사군도 방문계획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난사군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홍콩 <문회보>가 21일 보도했다. 천 총통의 방문이 이뤄질 경우, 남중국해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 지역의 긴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회보>는 천 총통이 오는 3월22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스프래틀리군도에서 가장 큰 타이핑섬을 방문해 대만군을 격려할 예정이라며, 퇴임을 앞둔 그의 ‘졸업여행’에 주변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남부 가오슝에서 1600㎞ 떨어진 타이핑섬에는 대만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2006년 중반부터 길이 1150m, 폭 30m의 활주로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천 총통은 타이핑섬까지 공군 수송기 C-130을 타고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군은 주력 전투기인 F-16의 작전반경이 타이핑섬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첨단 구축함이 이끄는 함대를 동원해 이 수송기를 호위할 계획이라고 <문회보>는 전했다. 그러나 대만 국방부는 이런 보도를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1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 나라가 영유권을 다투는 민감한 지역이다. 중국과 베트남이 최근 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행정구역 개편과 유전 개발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등 긴장이 상존하고 있다.
타이핑섬은 유사시 중국을 겨냥한 대만의 최남단 전략거점이다. <문회보>는 타이핑섬이 평시엔 어업기지로 쓰이지만, 전시에 공군과 해군의 발진기지로 활용된다고 전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대만의 타이핑섬 주둔과 활주로 공사를 군사적 대결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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