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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폭설, 재앙으로…이재민 1억명 ‘신음’

등록 2008-02-01 20:38수정 2008-02-01 20:40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석탄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31일 중부 산시(산서)성 다퉁의 탄광을 방문해 광부들과 악수하고 있다. 다퉁/신화 AP 연합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석탄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31일 중부 산시(산서)성 다퉁의 탄광을 방문해 광부들과 악수하고 있다. 다퉁/신화 AP 연합
피해액 43조원 생활고 가중
지도부, 사태 복구 동분서주
추가폭설 예고돼 ‘설상가상’
중국의 폭설 피해가 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폭설이 휩쓸고 간 곳에선 일주일 넘게 식수와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이재민도 1억명을 넘어섰다. 신중국 수립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에 직면한 후진타오 주석은 탄광 지하까지 내려가 석탄 생산을 독려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폭설 피해 현황
중국 폭설 피해 현황
폭설이 휩쓸고 간 후난성 천저우는 밤이 되면 암흑으로 변한다. 일주일째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바람에 전등은 물론, 전열기구도 켤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돗물마저 끊겨 400여만명의 주민들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 주민은 31일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춥고 배고프다”며 “도시 전체가 마치 폭격기의 공습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마비되면서 후난성과 안후이성의 일부 지역에선 채소를 비롯한 생필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채소값은 폭설의 참화를 피한 베이징에서도 두세 배 폭등한 상태다. 저장성과 장쑤성의 일부 슈퍼마켓에선 식용유와 생수도 떨어져가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부지역에서만 160여 곳의 도시와 농촌에서 전기와 수돗물, 생필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중부와 남부, 동부지역을 휩쓴 이번 폭설로 한국 인구의 두 배가 넘는 1억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가옥 14만9천 채가 부서지거나 무너져 긴급대피한 이들도 250여만명에 이른다. 중국 당국은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327억위안(약 4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폭설 피해가 경제적 손실을 넘어 정치적 불안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주요 관영 매체들도 ‘폭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자며 연일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후 주석은 31일 산시성의 한 탄광에 들러 작업복을 입고 땅속 400m까지 내려가 광부들을 만났다.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광부들에게 그는 “지금 발전소들은 석탄이 필요하다”며 증산을 독려했다. 그는 석탄을 실은 배가 드나드는 허베이성 친황다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모든 힘을 다해 석탄 수송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사흘째 폭설 피해지역을 돌며 민심을 달래고 있다. 비행기와 기차를 갈아타고 29일 후난성 창사역을 찾은 그는 직접 확성기를 들고 발이 묶인 귀성객들을 위로했다. 30일에는 광저우역에 들러 “귀성객들이 빨리 고향에 돌아가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폭설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난성과 안후이·저장·장쑤·후베이성에는 1일에도 폭설과 얼어붙은 비가 쏟아졌다. 중국 기상대는 이날 폭설에 대비한 황색경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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