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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3% 한족이 모든 걸 장악했다

등록 2008-03-17 20:41수정 2008-03-17 23:48

티베트, 민간인도 공격한 까닭은
유입 세력이 상권·고위직 독식…독립 열망에 ‘기름’
전통의상 걸치고 도주도…중, 투자확대 ‘효과 제한’

“티베트인 시위대에 둘러싸여 구타당했다. 피투성이가 돼 간신히 도망쳤다. 티베트인 할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죽었을 것이다.”

티베트의 경제현황
티베트의 경제현황
티베트 수도 라싸의 라모기아사원 근처에서 장신구 가게를 운영하는 한족 쑨핑장(26)은 16일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격렬했던 14일의 공포를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내 또래의 젊은이 30여명에게 걸렸다”며 “그들이 손과 발로 마구 때리고, 흉기까지 휘둘렀다”고 말했다.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 시위대는 관공서와 경찰서 뿐 아니라 한족 민간인들에게도 격렬한 분노를 표출했다. 한족들이 운영하는 상점들 상당수가 불타거나 파괴됐다. 라싸 시내 바르고르가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한족 마루이샤는 “시위대가 몰려와 가게를 두 차례나 공격했다”며 “뒷마당에 있는 침대 밑에 하루 종일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이런 불만 표출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족의 경제적 지배와 무관하지 않다. 한족은 티베트 인구에서 겨우 3.3%를 차지할 뿐이지만, 티베트 상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반면, 인구의 96%를 차지하는 티베트인들은 주로 농촌에서 농업이나 목축으로 생계를 꾸린다.

16일 프랑스 파리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정부의 티베트 시위 유혈진압 항의 집회 도중, 프랑스티베트협회 회원이 대사관 건물에 올라 중국 국기를 내리고 티베트 상징기를 걸고 있다. 파리/AP 연합
16일 프랑스 파리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정부의 티베트 시위 유혈진압 항의 집회 도중, 프랑스티베트협회 회원이 대사관 건물에 올라 중국 국기를 내리고 티베트 상징기를 걸고 있다. 파리/AP 연합
티베트 한족들은 대부분 정부기관의 관리나, 국영기업의 간부, 기술자, 의사 등이다. 소득수준이 일반인보다 높은 직업군이다. 더욱이 이들은 중국 정부의 이주정책에 따라 급격히 유입된 세력이다. 티베트인들의 눈으로 보면, 중국 정부의 ‘식민정책’을 대변하는 이들인 셈이다. 일부 한족들은 시위대의 이런 반감을 의식해 집앞에 티베트인들의 전통 면포인 ‘하다’를 걸어 시위대의 공격을 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티베트 문제 전문가는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중국이 티베트인을 배제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베트는 중국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곳에 속한다. 2005년 티베트 도시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9431위안으로, 중국 평균인 1만494위안에 많이 못미친다는 자료도 있다. 소득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엥겔계수도 44.5로, 중국 평균인 36.7보다 높다. 농촌에선 격차가 더욱 크다. 1인당 순소득은 2077위안으로, 중국 평균인 3254위안보다 떨어진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의 경제적 낙후를 개선하기 위해 서부대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티베트에 대해선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재정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티베트가 인근 신장위구르자치구나 칭하이성, 간쑤성에 비해 그나마 소득 수준이 높은 것은 이런 이유다. 그러나 1차산업 비중이 19%로 전국 평균인 12.5%보다 훨씬 높고,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발전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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