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근 동북아 외교
일·대만과 관계개선
러·북한과 협력강화
러·북한과 협력강화
후진타오-러 메드베데프 23~24일 회담
MD·나토·올림픽·핵 등 전략적 대화
한-미-일 삼각동맹 맞선 ‘대립축’ 전망 중국이 동북아에서 대대적인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 갈등을 빚었던 대만·일본과 관계 개선에 합의하더니, 전통적 우방인 북한·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강화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이른바 삼각동맹 구도와 맞물려 동북아 질서의 새로운 대립축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3~24일 베이징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지난 7일 취임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방중이 취임 이후 첫 주요국 방문이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중은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지구적 차원에서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 시절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과 나토 확장 문제 등으로 미국 및 유럽과 불편한 관계에 빠졌다. 허우아이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번 중-러 정상회담이 러시아의 외교정책을 서방에 과시하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앞서 6~10일 이른바 ‘봄나들이’ 일본 방문을 통해 두 나라 관계를 전략적 호혜관계로 격상시켰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얼음깨기 방중’과 원자바오 총리의 ‘얼음녹이기 방일’,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봄맞이 방중’으로 이어진 두 나라의 해빙외교가 마침내 열매를 맺은 것이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중-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후 주석은 방일 기간에 역사인식이나 영유권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를 일절 제기하지 않았다. 중국의 전통적인 평화외교 수단인 ‘판다’와 ‘핑퐁’을 모두 동원해 일본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다. 10년 전인 1998년 일본을 방문한 장쩌민 당시 주석이 일본에 중국을 침략한 데 대해 문서로 사죄할 것을 요구했던 것과는 판이하다.
중국은 전통적 우방인 북한과도 관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6~29일 외상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두 사람은 이 회담에서 베이징 올림픽과 북핵 문제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리병철 북한 공군사령관이 22~26일 북한 공군사령관으로선 10여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첨단 전투기 도입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대선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후 주석은 지난달 12일 하이난섬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샤오완창 대만 부총통 당선자와 만나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당시 후 주석은 샤오 당선자에게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펼쳤다. 마잉주 총통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대만과 중국의 공동시장 건설, 직항로 개설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중국의 이런 외교공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 일본의 동맹관계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 및 일본과 관계를 개선해 이에 균열을 일으키고, 북한 및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방어벽을 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국-미국-일본이라는 구도와 함께 중국-러시아-북한이라는 구도가 동북아에서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유강문특파원moon@hani.co.kr
MD·나토·올림픽·핵 등 전략적 대화
한-미-일 삼각동맹 맞선 ‘대립축’ 전망 중국이 동북아에서 대대적인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 갈등을 빚었던 대만·일본과 관계 개선에 합의하더니, 전통적 우방인 북한·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강화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이른바 삼각동맹 구도와 맞물려 동북아 질서의 새로운 대립축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3~24일 베이징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지난 7일 취임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방중이 취임 이후 첫 주요국 방문이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중은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지구적 차원에서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 시절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과 나토 확장 문제 등으로 미국 및 유럽과 불편한 관계에 빠졌다. 허우아이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번 중-러 정상회담이 러시아의 외교정책을 서방에 과시하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앞서 6~10일 이른바 ‘봄나들이’ 일본 방문을 통해 두 나라 관계를 전략적 호혜관계로 격상시켰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얼음깨기 방중’과 원자바오 총리의 ‘얼음녹이기 방일’,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봄맞이 방중’으로 이어진 두 나라의 해빙외교가 마침내 열매를 맺은 것이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중-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후 주석은 방일 기간에 역사인식이나 영유권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를 일절 제기하지 않았다. 중국의 전통적인 평화외교 수단인 ‘판다’와 ‘핑퐁’을 모두 동원해 일본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다. 10년 전인 1998년 일본을 방문한 장쩌민 당시 주석이 일본에 중국을 침략한 데 대해 문서로 사죄할 것을 요구했던 것과는 판이하다.
중국은 전통적 우방인 북한과도 관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6~29일 외상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두 사람은 이 회담에서 베이징 올림픽과 북핵 문제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리병철 북한 공군사령관이 22~26일 북한 공군사령관으로선 10여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첨단 전투기 도입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대선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후 주석은 지난달 12일 하이난섬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샤오완창 대만 부총통 당선자와 만나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당시 후 주석은 샤오 당선자에게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펼쳤다. 마잉주 총통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대만과 중국의 공동시장 건설, 직항로 개설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중국의 이런 외교공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 일본의 동맹관계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 및 일본과 관계를 개선해 이에 균열을 일으키고, 북한 및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방어벽을 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국-미국-일본이라는 구도와 함께 중국-러시아-북한이라는 구도가 동북아에서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유강문특파원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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