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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올림픽 앞두고 ‘쓰촨성 지진’ 부활

등록 2008-07-20 21:37

유명 배우 110여명 출연…‘국민적 열정’ 결집 의도 엿보여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쓰촨성 대지진이 부활하고 있다. 당시의 참상을 그린 대형 텔레비전 드라마가 안방을 찾고, 지진 현장을 누볐던 사진기자들의 작품을 모은 사진집이 세상에 나왔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진 피해 어린이들을 권력의 심장부 ‘중난하이’로 불러 위로했다.

쓰촨성 대지진의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드라마 ‘세계를 뒤흔든 7일’이 16일 저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제1텔레비전을 통해 중국인들의 안방을 찾았다. 모두 14부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에는 전바오궈, 쑨리, 장웨이젠 등 중국과 홍콩의 유명 배우 110여명이 무료로 출연했다.

드라마는 지진 발생 직후의 참상을 기록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매몰된 건물더미에서죽은 아들을 부둥켜안고 “아들아 신발을 사왔다”며 울부짖는 아버지, 폐허 위에서 수척한 몰골로 남편을 찾는 임산부의 모습 등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관측통들은 중국이 이를 통해 대지진 당시의 추모 분위기를 되살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과 중국인을 하나로 단결시켰던 기억을 끄집어내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는 사회적 불만을 다독이고,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향해 국민적 열정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듯 만들어졌다. 배우들은 4개조로 나뉘어 5개 지역에서 하루 16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한 끝에 40일 만에 드라마를 완성됐다. 제작진은 여진의 공포 속에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촬영을 계속했다.

방영 결정도 신속히 이뤄졌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중국의 드라마 심사 과정이 이번에 겨우 이틀 만에 끝났다. 한 소식통은 “중국에서 사회적 사건을 다룬 작품이 이처럼 빨리 제작되고 심사까지 통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방영에 맞춰 쓰촨성 대지진의 현장을 기록한 사진기자들의 사진집이 나왔다. 18일 출간된 ‘진앙지로부터의 보고’라는 제목의 이 사진집에는 당시 현장을 누볐던 사진기자들이 찍은 311점의 사진이 실려 있다.

사진집 출간 기념식에는 50여개국의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쿠바의 한 외교관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지진 현장에서 어린 두 소녀를 보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 사진집은 당시 구조대를 파견한 한국과 일본, 러시아에도 전달될 예정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앞서 17일 쓰촨성을 비롯해 산시성, 간쑤성의 지진 피해 어린이 88명을 베이징 중난하이로 불러들였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지진 현장을 둘러볼 때 만났던 어린이와 반갑게 재회했다. 이들 어린이들은 지진 발발 직후 중국을 방문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도 인류애와 휴머니즘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직위는 18일 올림픽의 정신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테마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붉은 초롱을 들고 있는 모습을 포함한 세 종류의 포스터에는 ‘인류애’라는 제목을 붙였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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