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장경찰이 피습당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슈가르 현장에서 4일 보안요원이 순찰을 돌고 있다. 카슈가르/AP 연합
체포된 청년 2명 지하트 선전물 소지
중 정부, 분리독립 압박 강화 움직임
중 정부, 분리독립 압박 강화 움직임
지난 4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카스)에서 발생한 무장경찰 피습사건에 대해 위구르족 독립운동단체가 ‘정당한 무장투쟁’이라고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 대해 위구르족의 공개단체들은 그동안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위구르족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동투르키스탄정보센터’는 5일 이번 사건은 테러가 아니라 중국의 지배에서 고통받는 위구르인들의 정당한 무장투쟁이라고 주장했다. 테러 사건에 대한 위구르족 관련 단체의 이런 태도는 위구르족 분리독립 세력들이 본격적으로 ‘중동의 지하드형 테러’ 단계로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중국 정부가 모든 위구르인을 테러리스트로 낙인찍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장경찰 피습사건의 용의자로 현장에서 체포된 위구르 청년 2명도 ‘성전’(지하드)을 홍보하는 선전물을 소지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이번 사건은 위구르족 청년 2명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하며, 그들로부터 ‘성전’(지하드)을 홍보하는 선전물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몰고 온 트럭에서 10개의 사제 폭탄과 권총 1정, 칼 4자루 등도 압수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유엔의 테러단체 목록에 올라 있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웨이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반테러연구센터 주임은 “범인들이 트럭과 사제폭탄, 칼 등을 사용한 것으로 미뤄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이 현지에서 발탁한 지원자나 동조자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압박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운동 단체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분리독립운동가들을 구속하고 억압하는 것을 인권탄압이라고 비난해왔다. 위완리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중국은 테러와 연관된 분리독립운동 세력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오른 위구르족 망명지도자 레비야 카디르 재미위구르협회장은 “위구르인들은 어떤 형태의 폭력 사태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이번 사태를 빌미로 위구르인들의 평화적인 분리독립운동을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베이징에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선 차량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보안요원들도 추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이 베이징 밖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베이징 주변 지역에 대한 보안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