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전 대만 총통의 정치자금 밀반출과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아들 부부가 25일 대만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천 전 총통이 21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사실을 인정하기 닷새 전 미국으로 떠나 도피 의혹을 산 바 있다.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한 천즈중은 아버지의 해외 비밀계좌에 대해 “이름만 빌려줬을 뿐”이라며 “집안 돈관리는 어머니(우수전)가 관리하기 때문에 나는 그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행적과 입국 지연에 대해선 “로스쿨에 입학한 버지니아대 근처에서 지냈다”며 “이미 구입한 셋집과 차량 등의 처리를 위해 시간이 지체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버지니아대는 18일 오리엔테이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천즈중의 입학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부인 황루이징도 “우리는 단지 명의만을 빌려줬던 것 뿐인데 대만 검찰이 우리를 피고인으로 발표하는 바람에 미국에 더이상 머물면 지명수배까지 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며 “귀국해 우리의 결백을 증명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만 검찰은 이들을 29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천 총통의 해외 비밀계좌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천전후이 전 총통부 경리와 린취안 전 경제부장 등도 계속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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