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분유 파동 일파만파
멜라민 오염 불량분유 파문이 중국산 유제품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 당국은 18일 중국의 대표적 유제품 기업인 이리의 유제품 30종을 검사한 결과 우유,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 등 8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콘스턴스 챈 홍콩식품안전센터장은 “수입상이 오염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홍콩에서 판매되는 모든 해당 유제품을 리콜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대기업 싼루의 멜라민 섞인 불량분유를 먹은 영아들 가운데 이미 6200여명이 신장결석에 걸렸다. 이날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1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관련 사망자도 4명으로 늘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17일 중국 유가공업체의 모든 제품에 대해 멜라민 오염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8일 전했다. 관련 당국은 5천여명의 검사관을 전국 유가공업체에 파견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중국 유가공업체 전반, 유제품 전체가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정부도 이미 모든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멜라민 검사를 지시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산 유제품이 들어간 과자류에 대해서도 멜라민 검사를 하기로 했다. 중국산 불량분유는 대만과 미얀마, 예멘, 방글라데시, 부룬디 등에 수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불량분유 파문을 비롯해 각종 대형 사고도 중국의 올림픽 효과를 퇴색시키고 있다.
산시성에서 지난 8일 폐광물을 쌓아둔 둑이 무너져 260여명이 숨진 사고도 조사 결과 인재로 드러났다. 불법 영업을 하던 광산의 철광석 폐기물을 쌓아둔 저수지의 둑이 폭우로 무너지면서 인근 마을을 덮친 것이다. 이 사고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발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베이징 시장 직을 내놓았던 멍쉐눙 산시성장은 임기 만료를 8개월여 앞두고 다시 옷을 벗었다.
대지진이 휩쓸고 간 쓰촨성에선 13일 고속버스가 계곡으로 추락해 승객 51명이 모두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중국 당국은 특별조사단을 파견해 운전 부주의 또는 자동차나 도로 결함 등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화려한 올림픽 개·폐회식으로 쌓아올린 ‘경제대국 이미지’가 사고다발국이란 오명에 가리는 분위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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