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공식사과 요구
중국을 휩쓸고 있는 멜라민 파문의 불똥이 중국과 대만의 밀월관계에도 튀었다.
류자오쉬안 대만 행정원장은 30일 멜라민 파문과 관련해 중국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대만의 2인자인 류 행정원장은 중국에 강경한 조처를 요구하는 민진당 의원들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나는 중국 정부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의 사과 요구는 이달 말로 예정된 천윈린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의 대만 방문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찬 민진당 문선부 주임은 29일 “멜라민 분유 사태에 대해 중국의 공개 사과나 배상이 있기 전까지는 천 회장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천 회장의 대만 방문은 양쪽의 협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어서 중국과 대만 관계 진전을 위한 또다른 전환점으로 주목받아 왔다. 해협회와 해기회는 1999년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이 ‘양국론’을 주창한 이후 대화를 중단해 오다 지난 6월 협상을 재개했다.
최근 대만에선 친중국 정책을 추진하는 마잉주 총통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 <연합보>가 지난 15~18일 벌인 조사에서 마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46.4점을 기록해 전달보다 3.5점 하락했다. 마 총통에 대한 신뢰도도 54.2점에서 48점으로 떨어졌다. 이는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홍콩에서도 멜라민 파문이 확산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홍콩 중문대가 지난 24~26일 홍콩 시민 752명을 대상으로 도널드 창 행정장관의 업무 수행에 대한 만족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53.4%만이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2005년 7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과 멜라민 파문 확산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정부가 전국의 분유 제조사와 분유 가공회사의 제품을 조사한 결과, 대형 유제품 업체인 싼위안사를 비롯해 모두 20개사 31개 제품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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