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국무원 부총리(사진)
왕치산 부총리 내세워 특별위원회 조직
중국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 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 왕치산 국무원 부총리(사진)를 책임자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4일 전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발 금융 위기→세계경제 침체→중국 경제 후퇴라는 악순환에 말려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처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은 12일 폐막한 제17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7기 3중전회)에서 세계적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국제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예방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별위원회는 국무원과 중앙은행, 은행 및 증권 감독당국 사이의 정보 흐름과 의사 결정을 단순화해 정책 대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국제 금융시장의 동향을 시시각각 감시하고, 그에 맞춰 신속하게 국내 경제 정책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은행 감독당국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다음날부터 국제 금융시장 모니터링팀을 운영했으나, 관련 기관 사이의 유기적 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오시쥔 인민대 교수는 “중국의 금융 감독기관들은 제각각 고립돼 있다”며 이번 조처가 이들 기관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경제 및 금융 부문을 담당하는 부총리로 발탁된 왕 부총리는 이전에도 비상상황을 타개하는 구원투수로 나선 바 있다. 1998년 광둥성 부성장 시절 국제신용투자회사 부실로 발생한 금융 위기를 수습하는 역할을 맡았고, 2003년 베이징 시장 시절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확산에 대처했다.
왕 부총리는 당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때문에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근의 주가 폭락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