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상대 협력외교 겉과속 경제패권 새 목소리
중국의 개혁개방은 ‘대국굴기’로 이어졌다. 중국은 무섭게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패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떠올랐다.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은 아프리카는 물론, 중남미와 중동 등 세계 곳곳으로 투사되고 있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강력하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미국의 적대국에서 경쟁자, 협력자로 변모했다. 중국과 미국은 정기적으로 전략대화를 운영하면서 정치·군사·경제적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이 중국과 미국의 협력적 관계를 의미하는 ‘차메리카’라는 말을 공공연히 쓸 정도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중국은 미국의 달러와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9월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5850억달러어치에 이른다. 미국으로선 돈줄을 잡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은 일본과 인도, 대만 등 주변국들과도 오랜 적대적 관계를 급속히 해소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는 ‘얼음을 깨고 녹여 봄놀이를 즐기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중국과 일본의 접근은 동북아시아에서 두 강대국의 이해타산에 따른 새 질서가 태동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중국과 한국은 최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중국의 외교적 굴기는 국민들의 높은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월드리서치가 최근 한·중·일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국인들의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가장 높았다. “자국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중국인들은 93.6%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인들은 86.2%에 그쳤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북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북한은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엔 ‘수정주의’라고 비판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개혁개방을 인정하는 쪽으로 변해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1월 상하이 푸둥지구를 방문해 중국 개혁개방의 성과를 ‘천지개벽’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