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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궁궐·대만 보물 ‘60년 만의 재회’

등록 2009-02-23 20:37수정 2009-02-23 22:43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오는 10월 대만 ‘옹정대전’
내년 상하이 ‘무역박람회’
국보급 소장품 교류 추진
“대만에는 보물이 있고, 대륙에는 궁궐이 있다.”

1949년 국공내전으로 중국의 문화재 또한 대만과 대륙으로 쪼개졌다. 전쟁에서 참패한 국민당 정권은 군함을 동원해 65만여점에 이르는 대륙의 문화재를 대만으로 실어날랐다. 대륙의 보물들이 해외로 ‘야반도주’를 한 것이다. 그 결과 베이징의 자금성은 기둥만 남은 꼴이 됐다.

그렇게 헤어졌던 보물과 궁궐이 60년 만에 재회한다. 중국이 오는 10월 대만 고궁박물원에서 여는 ‘옹정대전’에 소장품을 빌려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보가 분단의 벽을 넘어서는 셈이다.

대만으로 가는 중국의 소장품은 옹정제의 초상화와 독서도, 행장도 등 모두 29점이다. 황제가 자금성을 떠나 대만으로 행차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상화 가운데는 옹정제가 양복과 티베트 승려복을 입고 있는 희귀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 옹정제의 초상화가 전시되기는 처음이다.

대만은 그 답례로 2010년 세계무역박람회가 열리는 상하이에서 고궁박물원의 정수를 전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고궁박물원은 중국의 ‘잃어버린 보물창고’다. 중국의 찬란한 역사를 보여주는 도자기와 그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장품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가 없어 3개월마다 전시품을 교체할 정도다. 소장품을 다 보려면 8년이 넘게 걸린다. 대만은 이를 통해 자신이 중국의 정통성을 이어받았음을 과시해 왔다.

보물과 궁궐의 첫 만남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의 일부 누리꾼은 대륙에서 대만 고궁박물원의 전시회가 열리면 유물을 압류하자고 주장한다. 대만이 불법으로 가져갔으니 이참에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만 정부는 유물의 무사귀환을 법적으로 보장하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논란은 중국의 궁궐에서 사라진 유물이 세계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서구 열강과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거치면서 중국의 숱한 문화재들이 약탈되거나 도굴돼 국외로 유출됐다. 중국 정부는 이렇게 불법적으로 흘러나간 문화재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환수를 다짐하고 있다.

아편전쟁 때 약탈당한 황실 정원 원명원의 12지신상을 되찾자는 운동도 이런 맥락에서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엔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의 청동상이 프랑스에서 경매물로 나와 시끌벅적하다. 지난해 숨진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소장했던 이들 청동상이 경매로 나오자 중국 정부까지 나서 불쾌함을 표시했다.


보물과 궁궐의 만남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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